Global Reformed Seminary 원장
선교목회학 교수 | 선교사
들어가면서
“아드 폰테스(ad fontes)”는 “근원으로, 본질로”(“back to the sources” or “back to the fountains”)라는 뜻의 라틴어로, 르네상스 시기에 가장 중요한 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네델란드 출신 카톨릭 사제요, 인문학자로 알려진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에 의해 주창되었습니다. 이 “근원 혹은 본질로 돌아가자”고 하는 “ad fontes” 운동은, 중세의 르네상스 운동과 종교개혁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특별히 종교개혁의 중심적인 모토(Motto)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종교개혁에 크게 영향을 미친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이 운동은, 당시 로마 카톨릭이 공식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던 라틴어 성경인 ‘불가터 성경’(Textus Vulgatus)’이 아닌, 히브리어나 헬라어 등 원어 성경으로 돌아가 카톨릭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발견하고 그들의 잘못된 신앙전통과 구원의 진리를 바로 잡으려는 시도였습니다. 결국 “ad fontes”는 진리의 근원인 성경으로 돌아가서, 그 성경이 가르치는 본질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보내고 이제 우리 모두는 소망 가운데 다시금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특별히 COVID-19 이후, 개신교회 성도들 및 교회들은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들과 많은 도전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 해를 맞이하는 성도들과 교회들에게 바른 신앙생활의 회복과 교회의 성경적 회복을 위해 가장 절실히 요구되어지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필자는 그것이 바로 “이 시대에 참된 믿음의 근원으로, 성경적 본질로 돌아가는 ‘아드 폰테스(Ad Fontes)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필자는 이 짧은 지면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과 교회들의 진정한 회복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ad fontes’ 운동은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몇 가지 올바른 성경적 회복의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본론: 우리 시대의 ‘아드 폰테스(ad fontes)’
첫째로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아드 폰테스”는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 입니다.
스가랴 1:1-4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스가랴 선지자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거듭 강조하십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제1차 포로생활에서 귀환하여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제 포로생활에서 돌아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그들이 서 있어야 할 ‘하나님 신앙’의 기초, 그 근원에서 벗어나 크게 범죄하였던 것이었기 때문에, 다시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진정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복을 누리며 살게 하기 위하여,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그 하나님 신앙의 본질로 돌아오라고 강조하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되고, 우리 교회들이 진정 그리스도의 교회로 회복되어지는 길은, 먼저 우리들이 신앙의 근원인 하나님을 떠나서 범죄하였던 모든 죄악들을 벗어버리고, 성경의 하나님, 우리들의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지난 5월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우리 시대의 탁월한 목회자요 설교자요 신학자였던 뉴욕 맨하튼의 리디머교회 설립자 팀 켈러(Rev. Timothy J. Keller) 목사가 지적한 대로, 개인이든 교회 공동체이든,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각종 현대판 우상들을 벗어버리고, 마음을 찢는 진정한 회개로, 우리들의 신앙의 근원인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그것이 우리 시대에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며, 그것이 바로 교회가 진정 그리스도의 교회로, 신앙인이 참된 성경적 신앙인으로 회복되는 가장 중요한 길인 것입니다.
둘째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아드 폰테스”는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디모데후서 3:16에 따르면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라고 선언합니다. 그런데 교회사를 보면 특별히 문예부흥이라고 불리는 르네상스 이후, 소위 이성주의 신학이 발달하여, 영원히 살아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적 권위를 두기 보다는, 그 말씀을 해석하는 인간이성에 더 권위를 두고, 절대적이고 완전하고 초자연적인 권위가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목적에 따라, 단지 인간이성에 맞는 대로 해석하게 됩니다. 그 결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성령의 감동으로, 택하신 성경 저자들을 통하여 주신, 모든 성도들과 교회들이 따라야 할 절대적인 규범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사람들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상대적 진리, 오류가 많아 인간이성에 맞게 수정해야 할, 단지 종교적 교훈을 담은 ‘신적 권위를 가진 하나의 특별한 기독교 경전’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일까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가 경험한 가장 이 시대의 중심적인 문제가 무엇일까요? 왜 이렇게 많은 교인들이, 왜 그렇게 많은 교회들이, 신앙의 본질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이 아닌 ‘자기중심, 인간중심의 신앙’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그것에 대한 답은 분명합니다. 오랫동안 그들에게 있어 신앙의 근원은 자기 자신 내지는 자기의 주관적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기 목적을 위하여 기독교라는 신앙을 가졌고, 또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기독교라는 신앙이 필요하다고 하는 잘못된 가르침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근본이 잘못된 신앙은 그저 모래 위에 세워진 집과 같아서 비바람이 몰아치면 곧 무너져내려 버리고 맙니다(마 7:25-26).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 생각, 내 경험, 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통하여 ‘오직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분별하고(롬 12:2), 그 하나님의 말씀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셋째로는 진정한 성경적 회복을 위하여 오늘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아드 폰테스’(ad fontes)는 “성경적 경건성 회복” 혹은 “참된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 회복”입니다.
이를 위하여 오늘 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신앙회복을 위하여 또 하나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면,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마 26;41, 막 14: 38, 눅 22:46)고 강조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실제로,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나오는 여러 교회 자료들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기독교인들 혹은 많은 교회들에게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성경적 경건성 약화, 진정한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의 침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결정적으로 ‘기도의 침체’ 내지는 ‘기도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도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기도하는 것은 다릅니다. 기도를 잘 가르치는 것과 자신이 실제로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밀레니엄 시대의 많은 성도들, 현대판 많은 목회자들 가운데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는 “실제로, 지속적으로, 깊이 있게,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말씀 없는 참된 성경적 영성 회복이 있을 수 없듯이, 기도 없는 성경적 경건성 회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성경에는 실제로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명령과 그 기도의 응답에 대한 말씀들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올바른 기도를 통한 성경적 참된 영성의 회복! 그것이 오늘 밀레니엄 시대의 성도들과 교회들이 회복하여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아드 폰테스’(ad fontes)입니다.
넷째로는 우리 시대의 ‘아드 폰테스’ 즉 성경적 본질 회복을 위하여는 바른 성경적 원리와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성경적 교회의 재활성화(Church Revitalization)를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원리들과 그 방향성이 바르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신앙생활의 회복을 위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즉, 성경적 교회 재활성화를 위하여는 먼저 ‘근본적 원리들(Fundamental Principle)’과 ‘내적 원리들’(Internal Principles)과 ‘외적 원리들(External Principles)’이 바르게 자리를 잡아야 하며, 그 다음에는 그것들이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건강한 교회 혹은 교회의 성경적 재활성화를 위한 ‘내적 원리(Fundamental Principles)’는 ‘하나님의 말씀과 바른 신학 그리고 성령의 사역’을 말합니다. 이 근본적 원리들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바뀌어서는 안 될 ‘항구적 원리들’ 입니다. 이 근본적 원리를 토대로 ‘내적 원리(Internal Principles)’인 사역자들의 ‘비전, 사명, 기도, 헌신’ 등이 바르게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항구적 원리들과 내적 원리들에 기초하여 ‘외적 원리들(External Principles)인 ‘사역 전략 혹은 사역 방법론’이 바르게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원리들이 적용되는 방향성(Direction)입니다. 바른 방향성은 성경의 원리들(근본적 원리들)에서 출발하여 내적원리들을 경유하여 외적원리들로 향하는 방향성입니다. 그러나 20세기에 일어났던 많은 잘못된 비성경적 교회성장 운동들은 사실 이러한 방향성의 문제와 깊이 관련이 있습니다. 즉, 비성경적, 불건전한 성장운동은 잘못된 방법 내지는 전략(외적 원리)에서부터 출발하여, 그 목적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사람(내적 원리)들을 찾고, 무엇이든지 자신들이 원하는 일들을 성경(근본적 원리)을 통하여 합리화시키는 “역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 진정한 성경적 본질의 회복(ad fontes), 성경적 교회 재활성화를 위하여는 사역 원리들의 바른 정립과 함께 그 사역 원리들을 바르게 적용하는 올바른 방향성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나가면서
이 외에도 우리 시대의 성경적 본질의 회복과 건강한 교회에로의 회복을 위하여는 성경적 올바른 리더십의 회복, 바른 예배 회복과 선교적 본질의 회복 등 몇 가지 요소들을 더 들 수 있겠으나 지면 관계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바리새인적, 율법주의적 기독교를 포함하여 세상의 모든 잘못된 종교들은 인간의 외면이 변하면 내면이 변하는 것처럼 인식하여, 종교인으로서 외면이 변하도록 가르칩니다. 그러나 팀 켈러 목사가 지적하듯이, 진정한 성경적 기독교는 복음과 함께 역사하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내면을 먼저 변화시켜 그것이 외면으로 표출되게 합니다(inside-out). 오늘 이 시대에 교회가 진정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회복되어지고, 성도들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회복되어지기 위하여는, 종교개혁 시대에 있었던 ‘아드 폰테스(ad fontes)’ 운동, 즉, 신앙의 근원, 본질로 돌아가는 운동이 반드시 일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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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목사 Global Reformed Seminary 원장 | 선교목회학 교수 | 선교사
01.01.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