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Wave 새로운 물결” 선교적 접근

팬데믹 상황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교
김연수 선교사

SMI(스토리텔링사역연구소)대표

AGST-Pacific(아시아태평양신학원) 부총장AETA(국제교육훈련연합) 부대표

1. 팬데믹 상황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준 새로운 환경

 

우리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BC: Before Christ)과 오신 후(AD: Anno Domini)로 나뉘고 있다. 그리고 주님의 오심은 여전히 인간의 역사를 그 전과 그 후로 나눌 수밖에 없는 위대한 사건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요즘에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다준 팬데믹으로 세상 학자들은 인간의 역사를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BC: Before Coronavirus)과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After Coronavirus)로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번 코비드-19는 인류 역사에 엄청난 영향과 변화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로 잘 알려진 Klaus Schwab은 2020년에 Thierry Malleret와 함께 <위대한 리셋: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코비드-19 이후의 세계 흐름과 국제 경제의 강력한 리셋의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면에서 리셋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선교에 있어서도 올바른 리셋의 방향을 잡고 그것을 실행해야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모두가 인정하듯이, 코비드-19가 가져온 가장 두드러진 두 가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비대면 소통”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나온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변화의 속도와 정도가 이번 코비드-19로 엄청나게 가속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선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Steve Jobs는 2007년에 그의 야심작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내놓으면서 “포노 사피엔스”(Phono-Sapiens)라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힘들어하는 신인류’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이 시대의 우리 인간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소통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인간, “호모 커뮤니쿠스(Homo-Communicus)”의 인간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기를 원하면서도 때에 따라 적당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호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세대에 대해 “세뮤니티족”(Separation + Communit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인간은 비대면을 선호하면서도 연결성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에서도 “스마로그형” 교육이 나오기도 했다. “스마로그”(Smalogue)는 스마트(Smart)와 아날로그(Analogue)의 합성어인데, 이것은 교육 콘텐츠는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되지만, 서로 만나서 질문하고 상담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혼합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앞으로의 선교에도 중요한 방식이 될 수 있다. 

 

2. 급변하는 상황과 절대 변하지 않는 것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선교를 고민하는 우리는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말하기를, “향후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지보다는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과 급변하는 선교 상황에 예의주시하면서도 시대마다 상황마다 변하는 트렌드보다는 변하지 않을 가치에 우리의 중심을 두어야만 할 것이다. 

극(極)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MZ세대(M세대: 밀레니엄 세대, 1980년초-2010년초에 출생, Z세대: 1990년중-2000년대초 출생)는 개개인이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진 것은 바로 성경 이야기에 근거를 둔 신학과 선교에 관한 바른 글들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들어 “휴먼 라이브러리”라는 새로운 플랫폼 활동이 유행하고 있다. 요즘 세대가 아날로그 책을 잘 읽지는 않지만, 그들에게 책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사람이 바로 책이 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책이 되어 플랫폼에 시간, 장소, 핵심 정보들을 공개하는 것이다. 개인은 그 플랫폼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자신을 책으로 등록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도서관에서 인쇄된 책을 빌리는 것 대신 그 사람 책을 만나서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되는 활동을 말한다.

우리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그들에게 “성경 라이브러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성경의 이야기로, 이야기로서의 복음으로 무장될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서 움직이는 성경 라이브러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해 제대로 된 정체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한 인간으로서 절대적인 가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움직이는 성경이 되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3. 이야기로서의 복음

 

Thomas Wright은 기독교의 목적이 세상 전체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이며, 그것은 “공적인 진리”라고 말했다. Craig G. Bartholomew는 개혁자들에 의해서 체계화된 성경의 구속사적 접근이야말로 성경은 “하나의 펼쳐진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성경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진리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제공해 주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성경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제공해 준다. 둘째로, 우리가 어떤 가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에 관한 이야기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경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 성경이 갖는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셋째로, 그러므로 성경 이야기는 결국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의 세계관을 변화시킨다. 넷째로, 그래서 성경 이야기는 세계관의 변화와 함께 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다섯째로, 성경 이야기는 신앙인의 영성에 관련되어 있다. 성경 이야기는 결국 우리 영성의 실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4. 이야기로서의 복음을 어떤 방법으로 전할 것인가?

 

“복음은 많은 진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모든 진리 위에 뛰어난 최고의 진리”이며,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이야기이다. 복음 이야기가 구전 문화권에서 형성되었고 퍼져나갔다는 사실과 보편적인 문자 문화권 이전의 사회에서 이미 그들이 갖고 있었던 성경과 성례들에 의해 끊임없이 검증을 받아왔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이 시대의 복음전파에서 몇 가지 통찰력을 얻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의사소통에서 비언어적 의사소통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야기로서의 복음 전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째로는 복음 이야기는 일차적으로 구전적 의사소통 상황에서 주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이 구전적으로 전달될 때 훨씬 더 본래의 의도와 의미 파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성경의 이야기에 그렇게 많은 수사법이 사용되고 있는 점만 보더라도 그것이 일차적으로 구전적 전달에 훨씬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로는 그래서 복음 이야기가 이야기 형태로 전달될 때 본래 이야기의 감정과 분위기와 뉘앙스가 비로소 살아난다는 점이다. 그것을 이야기로 전달하려고 한다면 그 대사나 대화에 들어 있는 뉘앙스와 감정과 분위기까지도 고려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성경 이야기와 그것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로는 복음 이야기를 이야기로 전달하면서 그 이야기가 처음 전달되었을 때의 배경, 분위기, 내재된 감정 등을 고려함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 데이터가 어떤 것이었겠는지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것들을 찾아내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할 때 이야기가 문자로 기록이 되면서 잠기게 되었던 비언어적 데이터에 담긴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회복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5. 이 시대에 맞는 복음 이야기의 전달자 - “성경 라이브러리”

 

우리는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급변해도 절대불변의 진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이야기이다. 사람들의 교제 성향과 의사소통의 상황이 바뀌었어도, 아니 앞으로 더 다르게 바뀐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전해야 할 불변의 진리는 하나님의 이야기이다. 요즘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복음을 들으려는 마음이나 자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가 “성경 라이브러리”가 되어 복음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복음을 이야기로 이해하고 이야기식으로 전달하게 되면 연령, 성별, 학력의 차이에 관계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수 있고 신학교육도 시킬 수 있다. 

우리가 시대가 바뀌었다고 세대가 달라졌다고 외치면서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주어져 있는 이야기로서의 복음을 하나씩 익혀감으로 우리 자신이 “성경 라이브러리”가 될 수 있다. 성령님의 도움을 받아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성경 이야기를 골라서 전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하루 하나님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 그 이야기를 공부하고 그 이야기를 완벽하게 암기하여 실감 나는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와 팬데믹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는 선교사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신자가 변화된 상황 속에서도 열매 맺는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werba@hanmail.net

12.31.2022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