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달력 위 숫자
오늘 아침 수북이 쌓여있다
기적이다
지나온 길에 그림자는 늘 흔적으로 남는다
그 숫자 사이에 길이 있다
한 걸음씩 딛던 길을 만들고
다시 뒤돌아 갈 수 없는 그 길 앞으로
길게 늘어진 자동차 숲길에도
다다를 끝 길 있듯
거두어지지 않을 것처럼 힘겨웠던 것들로
끝이 보이지 않는 다면 끝은 아직 갈길 멀다
한 걸음만 더 하루만 더
날선 하루를 다시 조각해야할 아침이다
여전히 태양은 동쪽 하늘 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서쪽 하늘 밑으로 숨을 것이다
가만히 하루를 열어놓은 풍경에는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더딘 걸음이라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을 다시 채워야 할
언제나 새로운, 그 길에 들어서다
백승철 시인은
[사모하는교회]를 섬기는 목회자 이며 문학평론가, [URE] 교수, [에피포도예술과문학] 대표이다. 시집으로 [모순] 외, [기도] [문학의 정서와 성경] 외, [에피포도 수상집 13권] 등 25여권의 저서가 있다.
12.31.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