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로운 길에 들어서다

백승철

사라진 달력 위 숫자

오늘 아침 수북이 쌓여있다

기적이다

지나온 길에 그림자는 늘 흔적으로 남는다

 

그 숫자 사이에 길이 있다

한 걸음씩 딛던 길을 만들고 

다시 뒤돌아 갈 수 없는 그 길 앞으로

길게 늘어진 자동차 숲길에도 

다다를 끝 길 있듯

 

거두어지지 않을 것처럼 힘겨웠던 것들로

끝이 보이지 않는 다면 끝은 아직 갈길 멀다

한 걸음만 더 하루만 더

날선 하루를 다시 조각해야할 아침이다

여전히 태양은 동쪽 하늘 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서쪽 하늘 밑으로 숨을 것이다

 

가만히 하루를 열어놓은 풍경에는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더딘 걸음이라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을 다시 채워야 할 

언제나 새로운, 그 길에 들어서다

 

   백승철 시인은

[사모하는교회]를 섬기는 목회자 이며 문학평론가, [URE] 교수, [에피포도예술과문학] 대표이다. 시집으로 [모순] 외, [기도] [문학의 정서와 성경] 외, [에피포도 수상집 13권] 등 25여권의 저서가 있다.

 

12.3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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