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베이사이드장로교회 담임, 리폼드 D. Min 수료
선교를 다녀오면 잠시 선교지의 일들이 충격과 감동으로 남아 있어 일상생활에 변화를 가져온다. 학생들과 청년들은 가난하나 해 맑은 아이들을 보며 뉴욕에 돌아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게 된다. 그리고 내년도에도 선교에 임할 것을 결단하게 된다. 의료선교를 담당했던 분들은 그곳의 사정을 이해하며 효과 있게 일하기 위하여 단단한 준비를 각오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 보면 선교지의 일들이 잊혀지고 선교 가는 날이 가까이 오면 부담으로 밀려온다. 너무 여기에서 삶에 젖어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도미니카 공화국 한 곳을 22년째 일 년에 3번 선교로 가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갈 때마다 마음이 답답할 정도로 부담이 되곤 한다. 선교지에 있을 때는 뉴욕의 일을 잊고 수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오나 여기에서 삶에 익숙해지면 그 모든 것들이 부담이 되어 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기 뉴욕의 일이 너무 바빠 그 일까지 하기에 너무 힘겹다는 생각이 들고 그곳의 더위와 불편한 환경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곳에 가면 높은 습기 때문에 관절염이 생기고 얼굴이 붓고 배탈이 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무슨 핑계를 대고 안 가면 어떤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곳에 뿌려 놓은 씨앗들이 자라나는 것이 너무 궁금해서 결국은 모든 것을 뿌리치고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아주 좋게 맺혀지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선교는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열매는 귀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동안 그 사람에겐 선교 후유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22년 동안 일 년에 세 번을 선교지에 가다 보니 이제는 여기가 나의 일터인지 선교지가 나의 일터인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다. 여기 오면 그곳 사람들이 걱정되고 거기 가면 뉴욕이 그립다. 그러다 보니 나는 두 나라에서 사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제 나는 뉴욕커와 도미니칸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런 나에게 일어나는 현상을 선교 후유증이라고 부르고 싶다. 어느 곳에 있어도 다른 한쪽이 걱정되고 그리운 마음이 드는 것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만일 누구든지 이런 마음이 든다면 진짜 선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에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정말로 주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성경을 보면 사도바울은 몸은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자신이 선교 갔던 곳을 염려하고 걱정하며 편지를 썼다. 그는 한곳에 머무르면서도 다른 곳을 염려하고 그리워했다. 그러니까 그에게도 선교 후유증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 교회에 이런 선교 후유증이 있는 사람들이 여러 명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더욱 자랑스럽게 여겨지게 된다. 그것이 바로 주님과 사도들의 마음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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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7.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