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생활에서 꽃을 피우는 하나님

이종식 목사

뉴욕베이사이드장로교회 담임, 리폼드 D. Min 수료

얼마 전 어느 여 성도님을 통하여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항상 건강하던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갑자기 아파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꾀병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병에 걸려 입원까지 했고 위급한 환자가 가는 ICU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갑자기 아이가 그렇게 되자 그 여 성도님은 입원실에서 딸과 함께 간이침대를 놓고 숙식을 하며 지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딸에게 네가 아프니 엄마도 함께 아프다는 의미로 같은 환자의 옷을 입고 지내는 것이라고 딸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가끔 혈압이 급속히 떨어지며 몸을 떨었고 그럴 때마다 그 여 성도님은 침대 밑에 엎드려 울며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아이는 10여 일을 병원에서 지내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로 병이 나아지고 퇴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 성도님은 그동안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번 딸의 갑작스러운 병으로 말미암아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펜데믹 이전부터 나빠진 사업의 사정을 생각하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딸이 아프니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의 건강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그동안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산 것에 대한 감사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물질에 대한 염려를 버리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번의 일로 딸의 신앙이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에 걸려 사선을 넘나들면서 낫게 된 딸은 어려서부터 믿던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었고 새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새로운 신앙생활을 결단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사춘기를 통과하면서 서먹서먹해졌던 딸과 엄마의 관계가 새롭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딸이 입원기간 내내 옆에서 함께 자며 딸을 돌봐준 엄마의 사랑을 새롭게 느끼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둘은 푸른색의 환자복을 입고 지낸 것이 마치 감옥생활을 함께 한 사람처럼 느껴져서 동지의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님이 지금의 펜데믹을 통하여 우리로 그런 것들을 깨닫게 하시려는 뜻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펜데믹을 통과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닌 가족의 건강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지낼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감사하지 못한 건강에 대하여 감사하며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펜데믹을 통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에서 우리는 이 전에 정상적인 삶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하나님과의 교제를 갖게 되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도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어서 기도시간이 많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로 들어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이번의 펜데믹은 우리로 그동안 서먹서먹했던 하나님과 새로운 깊은 교제를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저는 그 여 성도님이 아픈 딸의 병실을 떠나지 못하고 함께 숙식을 하였다는 사실에서 하나님이 이 어려운 때를 통과하는 우리와 함께하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당하는 고통을 함께 당하시며 우리가 모든 것에서 새롭게 될 것을 기대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강건한 믿음으로 이 세상을 이기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빛을 발하며 살기를 바라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펜데믹은 감옥생활 같으나 그 일을 통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david2lord@hotmail.com

09.0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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