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을 통해 교훈하시는 하나님

이종식 목사

뉴욕베이사이드장로교회 담임, 리폼드 D. Min 수료

우리 집엔 큰 아이가 오래 전에 사다 놓은 작은 개 한마리가 있는데 집사람을 제일 잘 따른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우리 집사람은 별로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가 자신에게 가까이 오면 ‘go home’이라고 말하면서 저리 가라고 한다. 개털이 자신의 옷에 붙는 것도 싫어하고 냄새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집사람이 집에만 들어가면 우리 집 개는 집사람을 어디든지 따라다닌다. 안방, 부엌, 리빙룸 등. 그래서 집사람은 계속 귀찮게 하고 발에 걸리니까 go home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그런 모습을 보고서는 웃으면서 개가 자기 이름이 go home이라고 알 것 같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집사람이 별로 개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 개가 집사람을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사람이 개에게 물을 주고 밥을 주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는 강아지를 무척이나 이뻐하는데 우리 집 강아지는 나를 잘 따르지 않는다. 집사람하고 나하고 같이 집에 들어가는 날에는 나는 본 척도 안하고 집사람만 반가워한다. 내가 오랜 만에 출타한 후 몇 일만에 볼 때면 약간 반가워하는 정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밥을 주거나 물을 주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나는 목회의 바쁜 일정 속에 개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집 개가 신기하게도 내 옆에 꼭 붙어 있을 때가 있다. 그것은 식사시간 때이다. 밥 먹을 때가 되면 우리 집 개는 꼭 내 옆 의자에 올라와 앉는다. 무슨 이유일까? 밥을 먹을 때 하도 민망하게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안 되어서 내가 가끔 먹을 것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사람은 버릇 된다고 절대로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이런 것을 보면 강아지는 자기에게 언제 어디서 누가 먹을 것을 주는가를 알고서는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것이다. 참 기가 막히지 않나?

이런 것을 빗대어 이사야서 1장 3절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 이 말씀은 모든 육축들은 자신들의 주인이 주는 밥그릇은 기억하고 배가 고프면 그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 뜻은 짐승들은 주인이 자신들에게 밥을 주는 자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 백성인 이스라엘은 그것을 모르고 어려운 일을 당해도 하나님께로 돌아올 줄을 모른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들은 그들이 기르는 짐승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고 모든 것을 소유하신 분이시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그 분이 주셔야 가질 수 있고 그 분이 허락하셔야 모든 일은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려운 일이 생기면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이 생겨도 자신의 힘으로 해보려고 하고 그러다가 정 안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시는 것이다. 가축들도 자신에게 밥을 주는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서 배가 고프면 그리로 돌아가는데 어찌 내 백성은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는단 말인가 하며 한탄을 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항상 기억하며 언제든지 어려운 일을 당하면 그리고 무엇인가 필요하면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david2lord@hotmail.com

 

02.2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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