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원연구소 대표)
미국 방위사업체 CEO 빌 스완스가 정리한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에 보면 웨이터의 법칙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내용이다.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던 웨이터가 실수로 한 손님에게 와인을 쏟았다. 웨이터가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옷을 버린 손님이 불같이 화를 냈다. "눈이 삐었어? 내가 누군지 알아? 여기 지배인 나오라고 해!" 이 사람과 동석한 사람은 브렌다 반스라는 의류 업계의 거물이었는데, 실수한 웨이터를 대하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 당장 거래를 취소했다. IT기업 대표인 데이브 굴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가 업무 차 만난 상대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아침에 바빠서 샤워를 못 했는데 잘됐네요. 괜찮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실수한 웨이터를 웃음으로 용서하는 걸 보고는 데이브 굴드는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의 품격을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다. 가장 멋진 인생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좋은 인품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품격이 필요한데 품격은 사람의 됨됨이와 기본바탕을 지닌 성품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꽃에 향기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품격이 있다. 그러나 신선하지 못한 향기가 있듯 사람의 마음도 밝지 못하면 자신의 품격을 지키기가 어렵다. 썩은 백합꽃은 잡초보다 그 냄새가 고약한 법이라고 지적했다.
세월이 악하기 때문인지 세상은 점점 더 불확실성이 커지는 중이다. 이는 믿을 것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노라면 누군가에게 자기의 등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때가 문제다. 자기의 등(약점)을 보게 되는 상대가 믿을만한 자가 아니라면 공격을 받아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요즘 대한민국의 지도자 반열에 들었던 사람이 사법적인 리스크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실세였을 때 한 패(?)였던 이들의 반격으로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등장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단어가 배신(背信)이다. 믿었는데 곤경에 처하니 전혀 기댈 언덕이 되지 못한다며 서로를 향해 막장의 삿대질을 해댄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세계에 사는 이들이다 보니 그러면 그렇지 하는 근육이 생겨 새삼스레 실망할 것도 없기는 하나 이처럼 품격이 결여된 이들이 지도자를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도 한심스러워 쓴웃음을 삼키게 된다.
사람은 분명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형상을 지닌다. 그러나 또한 사람은 자라면서 사람이 되어가기도 한다. ‘언제 사람이 될래?’라거나 ‘사람이 돼라!’는 말이 흔히 오가는 것을 보면 태어나면서 지니고 있는 형상에 사람의 바탕인 품격이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사람은 창조주 하나님이 흙으로 형체를 만들어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심으로 비로소 사람이 되었다고 성경이 증언한다. 따라서 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기독교인은 모두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까지 닮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품격이다. 즉 사람다움이다.
세상에서는 사람다움을 찾아보기가 어려울지라도 기독교인들이 모이는 교회와 그 공동체에서는 사람다운 품격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성(人性)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을 보며 ‘내 탓이오!’를 외치며 자각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에도 아이러니가 있다. ‘세상이 교회를 염려한다’는 이해부득의 고발이다. 사방이 막힐지라도 위(하늘)는 열려있어야 하는 것이 기독교다. 얄팍한 장난으로라도 세상의 놀림거리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곳이 교회요 성도다. 최소한 교회와 성도를 보며 말세라고 평하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 그러기에 필요한 것이 품격이다. 품격의 다른 말은 하나님을 닮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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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8.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