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아는 지혜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성경에 보면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한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전 3:1-8)는 말씀이다.

지금은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1월이다. 그러나 3년 전에 시작된 코로나 19는 여전히 기승이고 그로 인한 고통으로 지구촌이 신음하면서 신뢰는 깨지고 희망은 잿빛이 되어 그 어느 때보다 더 불확실한 새해를 맞이했다. 더하여 러시아가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는 경제. 정치, 외교를 넘어 정부나 기업들이 새해에 대한 청사진을 펼치지 못하며 미래학자들조차 지금은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 때인지를 제시하지 못한다.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헐 때인지 세울 때인지 심을 때인지 뽑을 때인지가 오리무중이다. 

선교지에서 철수할 당시엔 여러 사안을 종합해보니 일보후퇴가 필요하게 느껴졌으나 그 이후 재진입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여기서의 고민은 지금이 기다릴 때인지 중단할 때인지를 갸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울은 강한 터닝 포인트를 통해 바울이 되었다. 다메섹 노상에서 겪은 불가항력적 현상을 체험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으나 그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때에 대한 갈등은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의 때에 세상의 때를 버렸다. 

하나님의 때를 아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조차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한 채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으므로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분란의 단초를 만들었다. 

나사로가 병들었을 때 그의 누이들인 마르다와 마리아는 급히 예수님을 청했으나 예수님의 대답은 의외였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며 그 계시던 곳에서 이틀을 더 유하신 뒤에야 거동하셨다. 그 이틀 사이 병들었던 나사로는 죽어 무덤에 묻혔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때를 놓치셨다고 원망했다. 예수님이 사랑하신 마르다조차 주께서 빨리 오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때는 언제였을까? 나사로가 병들고 그 누이들이 예수님께 소식을 보냈을 때였을까? 아니면 나사로가 죽어 무덤에 묻힌 지 나흘이 지난 뒤였을까? 예수님의 말씀에 해답이 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현재 세계인구는 80억에 이른다고 한다. 이 모든 자를 다스리시고 섭리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나라는 존재는 그 80억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주관을 고집하며 나를 우선하려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때를 놓치는 요인일 수 있다. 

또다시 하나님의 때가 다가오고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그 약속으로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기에 지금은 바로 구원을 선포할 때인 것이다.

죄가 관영한 세상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는 여전히 동사가 된다. 이천 년 전에 오신 그 초림의 사건이 이제도 이어져 죄로 인해 멸망을 당할 자들에게 복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주관적인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실망이나 코로나와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한 세상이 되어버린 현상을 뛰어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모아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어둡던 이 땅이 밝아오네 슬픔과 애통이 기쁨이 되니 시온의 영광이 비쳐오네’를 합창하는 믿음을 지켜야할 때이다. 땅에서 울려퍼지는 이 희망의 찬양이 지구촌을 옭아매고 있는 모든 어둠을 물리치는 곡조가 있는 기도가 되어 하늘에 매인 것까지 풀리기를 소망한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당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는 말씀에 따라 땅에서 매인 모든 것을 푸는 때가 바로 우리가 맞이한 새해였으면 한다. 

hanmackim@hanmail.net    

1.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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