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그램(g)과 0.9프로(%)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사람이 죽고 난 후 시신의 무게를 재면 살아 있을 때와 21그램의 차이가 나는데 그 줄어든 21그램이 영혼의 무게라고 한다. 나는 영혼의 존재를 믿지만 영혼은 이 세상에 속한 무게가 아니어서 그 21그램이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끝까지 놓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의 무게는 아니었을까를 짐작해 본다.

이를테면 죽음에 대한 공포의 무게,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이별의 무게, 누군가를 끝내 용서하지 못했던 증오의 무게나 미처 지우지 못한 버킷리스트에 대한 미련의 무게, 수전노라면 평생을 모았던 부에 대한 집착의 무게? 아니지 죽음 앞에서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었을까? 모든 것보다 마지막까지 내려놓을 수 없었던, 끝내 놓지 않고 붙들고 싶었던 것은 ‘나'라 불리는 존재에 대한 무게는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었든 무엇이라 불리는 것의 무게였든 분명한 것이 하나 있는데 죽기까지 악착같이 놓지 못했던 무게, 그걸 놓아야 비로소 하늘에 오를 수 있었던 무게는 21그램에 불과했다는 것이다(한성운).

21그램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며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부르짖는 사람의 값어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에서 언급했듯 21그램은 사람에게만 있는 영혼의 무게(?)라고 한다. 성경을 보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빗으신 뒤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심으로 생령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이 불어넣으신 생기가 바로 영혼이다. 생기(生氣)는 살아 있는 기운이기에 영원히 죽지 않는다. 따라서 영혼 역시 죽지 않는다. 단 죽지 않는 영혼의 거처를 다루는 것이 종교고 그 유일한 해결책은 기독교에만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의 육체는 수분이 70프로를 차지한다고 한다. 갓난아이와 노인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70프로의 수분을 유지해야만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 수가 있다는 것이다. 0.9%는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70프로의 물에 담긴 염분의 농도라고 한다. 이 농도가 높거나 낮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고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놓아주는 주사액 링거에 0.9%의 염분이 섞였다고 한다. 의학의 발달로 정확한 수치가 계산되고 그에 따라 약이 조재되기 이전에도 살아 있는 동물에겐 적당량의 소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익히 증명이 된다. 에스키모인들이 순록을 훈련시키는 방법 중에 하나가 소금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권력자들이 통치의 수단으로 소금을 독점했다는 기록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았다. 

21그램은 방울토마토 한 개 정도의 무게에 불과하다. 바닷물의 염분농도 3%에 비교하면 사람의 몸속을 흐르는 0.9%는 극히 미량이다. 그럼에도 이 하찮은 것들이 사람의 존재가치 전부와 생사까지 좌우한다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신묘막측하심을 엿볼 수 있는 불가사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것이 벌써 3년째다. 그러나 이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바이러스 하나 정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현주소다. 우주를 향해 로켓을 쏘아 올려야 강대국이란다. 그래서 대한민국도 강대국 반열에 들기 위해 누리호도 쏘아 올리고 달을 탐사하기 위해 다누리도 보냈다. 

화성을 탐사하며 찍어 보낸 사진이 몇 년의 시간이 걸려서야 지구에 도착을 했고 그 사진을 분석해 물이 있고 없고를 가리며 지구환경과 같은 조건의 행성을 찾으려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미 주어진 지구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선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종말의 지경에 이르면 이주할 것이란다. 과연 그것이 가당할까? 아마도 하나님께선 허락하시지 않으실 듯하다. 

대한민국의 수도권에 몰아친 제2 장마로 엄청난 재해가 발생했다. 수천의 주택과 차량이 침수되고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반 지하에 쏟아져 내린 물로 사람이 죽고 차를 기다리던 버스정류장이 무너지면서 사람이 죽고 뚜껑이 사라진 맨홀에 사람이 빠져 실종되고 자연재해에 인재까지 겹쳐 난리 아닌 난리를 겪고 있다.

미국의 서부는 산불로, 동부는 홍수로 정신이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로 전 세계는 식량난과 에너지 파동을 겪고 있으며 미중의 파워게임도 연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를 쓰고서도 전전긍긍하는 이 잘난 사람들이 사는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사고들이다.

영혼의 무게가 설사 21그램이라 해도, 사람 몸속의 염도가 0.9프로라 해도 그런 것을 셈하여 빼거나 더하는 것은 엄연히 사람의 영역이 아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는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의 의무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시고, 사람은 사람에게 허락된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이 세상을 지키시며 도우시게 하는 지혜! 지금은 그것을 제대로 잘 활용할 시간이다. 

hanmackim@hanmail.net    

08.2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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