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變數)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6월 15일 발사예정이던 누리호가 날씨 탓으로 하루 연기되더니 조금 전엔 센서의 이상으로 발사 자체가 잠정 연기되었다는 소식이다. 최고의 기술자들이 37만여 개의 부품을 조립하여 만드는 우주로켓인지라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자될 뿐 아니라 수많은 변수도 예측해야 한다. 아주 작은 변수로도 성패(成敗)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가 있기 전에 사스와 메르스라는 통제가 극히 까다로운 전염병으로 홍역을 치른 지구촌이었으나 코로나라는 변수는 예측하지 못했다. 전염성이 강하고 빠른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차단하지 못해 통제 불능의 팬데믹을 겪으며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에 자신의 건강을 맡겨야 하는 사태를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은 꿈엔들 몰랐었다. 예측 불가였다. 

대한민국의 인구는 5300만이다. 나라의 살림살이 안에는 인구수 이상의 변수가 언제나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운영해야만 한다. 세계인구가 78억이면 최소한의 변수가 인구 이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변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변수를 예측하지 못하면 다스릴 수 없는 까닭이다.

변수의 예측은 지혜나 똑똑함으로는 하지 못한다. 바울이 되기 전의 사울은 빠진 것이 거의 없었다. 그가 자랑하듯 잘남의 극치인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으로 슈퍼 금수저였다. 집안 좋고 학문 좋은 그였다. 그런 사울이었으나 자신이 그토록 박해하던 예수 앞에 너부러질 줄 몰랐고 그것이 자신이 인생을 백팔십도 바꾸리라고는 예측 불가였을 것이다. 

약한 것을 자랑한다니? 제정신이냐고 스스로 물어도 모자랄 변수가 그 자신에게 일어났다. 바로 예수의 변수였다. 그러자 그는 이제껏 침이 마르게 자랑하던 모든 것들을 다 분토(糞土)와 같은 배설물로 여긴다며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큰 자 사울이라는 허울을 쓰고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진리 즉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작은 자 바울이 되어서야 알아챘다. 

변수의 정의는 무엇일까? 알아챌 수 없음이다. 따라서 변수는 예측 불가다. 그러나 천지 만물의 주재이신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다. 전지(全知)는 모든 것을 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모르시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하늘에 삿대질하며 ‘… 내 주먹을 믿겠다’라는 잘난(?) 사람 중에 자신의 머리털이 몇 개인지 아는 자는 없다. 전능(全能)은 다 할 수 있을 뿐 못 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 중에 이런 자는 없다. 사람의 생사화복(生死禍福)은 오직 하나님께 달렸을 뿐이다.

의인(義人)은 없나니 단 하나도 없다고 성경에서 천명하듯 사람 중엔 전지자도 없고 전능자도 없다. 그래서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는 변수가 없다. 모르는 것이나 못 하는 것이 없으시니 어찌 변수가 있으랴. 그래서 변수는 이런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의 몫이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19 ×19 바둑판의 변수가 2016년 1월 20일 완전히 계산되었다고 한다. 대략 10의 171제곱의 수라고 한다. 이걸 계산하는데 15TB 용량, 8~16코어, 192GB의 램을 가진 서버가 몇 달 동안 계산해야 한다고 하니(바둑의 변수 인용) 인생의 변수는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두뇌나 용량으로는 계산 불가다. 

이런 사람의 변수는 오직 변수가 전혀 없으신 하나님만이 다스리실 수가 있다. 그러니 하나님께는 예측(豫測)도 없다. 모든 것을 다 아시는데 예측이 왜 필요한가? 사람이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 절대 이유다. 사도 바울의 약함을 자랑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러하다. 어차피 사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약함을 자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처음 산다. 이미 살아본 어제가 오늘이나 내일로 다시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오늘을 처음 산다. 살아보지 않은 오늘이나 내일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변수가 없이 신실하신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약속하신 성경을 통해서만 그나마 가능하다. 

사람이 지닌 변수로 인해 불확실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변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변수가 없으신 하나님께 다 맡기고 그가 말씀하시는 것에 미련하도록 순종하는 것이다. 그런 자들에게 주님은 들려주신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hanmackim@hanmail.net    

06.2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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