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온 세상이 폭염(暴炎)과 폭우(暴雨)로 비틀거리고 있다. 이런 자연재해 때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사람이다. 인간의 환경파괴나 대비태세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환경파괴가 지구의 온난화를 일으키거나 기존 여러 구조를 약화해 그것이 여러 자연재해를 몰고 오거나 막을 수 없게 만든다는 분석이 많다. 자연재해 속에 인재(人災)가 있다고 깔끔(?)하게 인정하면서 여러 상식적 사회적 과학적 분석만으로 무책임하게 덮을 일이 아니다. 분석에서 멈추어 서 있지 말고 더 나가야 한다. 자연재해는 그 시대의 영적인 상태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아의 홍수를 보자.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것들이 다 죽으리라” 애굽에 있었던 열 가지 재앙은 또 어떤가.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아니할 터인즉 내가 내 손을 애굽에 뻗쳐 여러 큰 심판을 내리고” 아합과 이세벨 때의 기근도 마찬가지이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그의 이전의 모든 사람보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더욱 행하여----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예수님도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그냥 일어나지 않는 것임을 말씀하셨다. 그렇다. 자연재해 속에서 그 시대의 영적인 상태를 읽어내야 한다. 그 영적인 상태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 동일한 뿌리는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다.
2005년 8월 말 미국 남부 뉴올리언즈를 강타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내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도 그랬다. 허리케인 앞에 미국 사회의 여러 문제점이 여과 없이 드러났지만, 무엇보다 그 당시 미국의 영적 상태의 민낯을 잘 보여주었으니 그 당시 메모리얼 병원에서 있었던 안락사 사건이 그랬다. 태풍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에서 후속 구조 지원 작업이 진행되던 중, 메모리얼 병원에서 무려 45구의 시신이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카트리나에 의해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을 때 메모리얼 병원 인근도 물에 잠겨 병원이 완전히 고립되자 병원의 몇 의료진들이 34명의 중환자를 모르핀과 미다졸람을 투약해 안락사시킨 것이었다. 그 당시의 느슨한 구조 시스템으로는 수많은 사람이 머물고 있던 병원에서 거동하기 힘든 중증 환자들까지 다 구조할 수 없었기에 그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의료진들이 그들에 대한 안락사를 선택한 것이다. 그 안락사와 관련된 의료진들이 검찰로부터 2급 살인죄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에서는 불가피한 안락사 조치를 한 것으로 인정되어 기각되었다.
2001년 9월 11일 이후 회복될 듯한 청교도적 관점과 삶의 방식이 불과 몇 년 만에 사라졌다. 미국은 너무 빠르게 하늘 지향적 삶에서 지상 지향적 삶으로 다시 돌아섰다. 청교도 신앙으로 시작된 미국의 최선은 모든 것에 그래야 하듯이 삶과 죽음의 문제도 인간의 최선으로 떠맡을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맡겨야 했다. 불순종이 깊은 원인인 자연재해로부터 온 비상한 상황을 늘 비상한 기도로 돌파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가 아니면 누가 이 일에 앞장설 수 있겠는가. 현재 자연재해가 미국에도 한국에도 유럽에도 가득하다. 지금 교회가 먼저 회개하며 기도할 때이다.
07.22.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