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프와 카라

박헌승 목사

토론토 서부장로교회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입니다. 요셉을 시기한 형들은 아버지 심부름 온 동생을 웅덩이에 넣고 미디안 상인에게 팔아넘깁니다. 그리고 채색 옷을 염소의 피에 적셔 아버지에게 갖다 줍니다. 야곱은 사랑하는 아들이 죽은 줄 알았습니다. 피 묻은 옷을 부여잡고 “내 아들의 옷이라. 악한 짐승이 그를 잡아먹었도다. 요셉이 분명히 찢겼도다” 하고 슬피 울며 자기 옷을 찢고 아들을 위하여 애통해합니다.

여기서 ‘찢는다’라는 말이 두 번 나오는데 히브리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라프’인데, 짐승이 물어뜯어 찢는 것을 말합니다. 갈기갈기 찢은 상태를 말합니다. 두 번째는 ‘카라’인데, 옷을 찢는 것을 가리킵니다. 큰 환난과 어려움을 당했을 경우 자기 옷을 찢으며 극한 슬픔을 나타낼 때 사용되었습니다.

사람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큰 고통에 처할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울분을 터뜨리며 자신을 스스로 찢어버립니다. 마치 짐승이 먹이를 갈기갈기 찢듯이 찢습니다. 인생을 저주하며 자신을 파멸로 몰아갑니다. 남을 탓하며 불평하고 원망합니다. 이와 반면에 옷을 찢듯이 마음을 찢으며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회개하는 자가 있습니다. 애통 속에 자신의 잘못을 하나님 앞에 토하며 도움을 구합니다. 겸손히 마음을 찢으며 새롭게 하여 회복하는 자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분노를 토하며 자신을 찢어버리는 자들이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사람이기를 포기한 채 스스로 잔인한 짐승이 되어 자신을 처참하게 찢어버립니다. 천하보다 귀한 자기의 영혼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생명을 경홀히 여깁니다. 자신이 귀한 줄을 모르니, 남도 찢어버립니다. 함부로 말하며 이웃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줍니다. 사랑이 없고 따뜻함이 없습니다. 분노와 미움의 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내적인 성찰이 필요합니다. 모든 잘못을 남에게 돌리거나 세상을 탓하지 말고, 문제의 원인을 자기에게 두고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울분을 터뜨리며 자기 자신을 찢는(타라프) 사람아 너 때문에 땅이 버림을 받겠느냐 바위가 그 자리에서 옮겨지겠느냐”(욥18:4).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카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요엘2:13).

02.2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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