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이야기 속으로...

김재열 목사

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1950년부터 출판한 C.S. Lewis 의 <나니야의 연대기> 이야기는 세월을 초월한 판타지 작품으로 나이를 초월하는 큰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꼬마들이 다락방에 올라가 쓰지 않던 벽장문을 열고 거기에 붙여진 그림 속으로 들어가 나니야의 세계로 들어간다. 마귀들이 지배하는 그 나라를 사자(메시야)와 함께 싸워서 좋은 나라로 만들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줄거리이다. 이 이야기는 루이스가 자기 조카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만든 환타지 형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예수 믿고 천국에 가는 정도가 아니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우는 ...> 이 땅에서 엄청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상상도 하지 못하는 놀라운 일들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엄청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 화평과 화목되는 기쁨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의 아들의 나라에서 죄 사함과 하나님의 형상과 창조주의 놀라운 권능을 체험하는 가운데 화목 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로 인하여 이 땅에 평화와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언젠가 미국의 아미쉬 공동체 마을의 초등학생 50여 명이 사살되어 죽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저들이 부랑아를 선도하여 학교 관리인으로까지 일자리를 주었던 젊은이가 마약에 취해 한 마을의 어린이들을 몰살하는 대형 총기 사건을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자신의 자녀들 50여 구의 시신을 매장하면서 자살한 범인의 무덤도 함께 만들고 자녀들과 똑같이 그의 영혼을 위해서 축복을 하는 장면이었다. 두 아들을 잃고 망연자실해야 할 엄마와 인터뷰를 했다. “어떻게 당신들은 그런 배은망덕한 원수를 위해서 복을 빌 수 있는가?” 그 엄마는 대답했다. “우리에게는 용서해야 할 다른 옵션이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용서를 받는 것이고 그리고 용서하는 것이다. 이 용서의 나라 이야기 속으로 우리는 들어가는 것이 예수를 믿는 것이다. 

- 우리가 속한 불완전한 공동체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의 영성은 곧 나의 영성이고 내 영성이 곧 내가 속한 공동체의 영성이다. 따라서 교회를 뛰어넘을 영성을 가진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내 영성 관리는 곧 교회의 영성 관리와 직결되는 것이다. 우리가 불완전한 교회에 속하여 있지만, 우리가 바라고 세워가야 할 교회는 하나님의 형상인 것이다. 

여러 해 전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에게 피랍되고 두 명의 순교자가 발생한 한국 교회의 대형 사건이 있었을 때…. 납치된 젊은이들이 가장 괴로웠던 일은 남녀 각각 3명씩이 화장실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자신들의 배설물을 자신들이 처리해야 했던 일들은 과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자존감을 상실케 하는 이 아픔 속에서 정신 이상을 앓게도 되었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저 나라가 선교에 문을 열어준다면 모두 현장으로 달려가겠다는 젊은이들이 갖고있는 그 믿음은 도대체 어떤 믿음인가? 

현실적인 불완전한 교회 안에는 오줌 똥 싸는 이웃들이 있을지라도 함께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워가야 하는 깊은 이야기가 계속 기록되어야 한다. 이제 발밑에 있는 잔물결을 보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미숙한 신앙은 버리고… 좀 더 높고 좀 더 온전한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남들이 갖지 못한 깊은 자신들만의 깊은 이야기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도저히 끝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세력간의 전쟁도 사실은 앞으로 50년만 지나면 모두가 후회할 역사의 탄식 거리가 되고 더 큰 이야기 속에서 작은 이야기가 되어갈 뿐일 텐데…. 미리미리 모두 더 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절실한 세상이 되었다.

 jykim47@gmail.com

11.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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