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실버 선교회를 오픈합니다

김재열 목사

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20년 전에 교우들과 함께 아프리카 케냐 마을을 방문했었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의 사역현장을 둘러보기 위함이였다. 일행 중에 세탁소를 운영하는 집사님이 동행했었다. 언제나 바쁜 가게 일에 매어 평생 휴가도 없이 지내던 분이 웬일로 시간을 냈을까? 아프리카 여행에 호기심이 있나? 그분은 시간을 내어 한 주간을 비울 수 있는 분이 아니었다. 속으로 궁금했지만 직접 묻지는 않았다. 그러나 궁금증이 오래 가질 못했다. 탑승을 기다리면서 물었다. ‘집사님! 어떻게 바쁜 시간을 내셨네요?’ ‘목사님! 이제 저도 은퇴시기가 가까이 오지 않습니까? 평생 세탁소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은퇴 후에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들을 찾아보려고요…’ 그때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지역교회들이 젊은이들 보다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남아 있는데… 교회가 딱히 거기에 맞는 목회 계획들이 없는데… 고작 일주일에 하루 반나절 정도 상록수 대학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버 파워들이 갖고있는 무진장한 노하우를 재생산으로 이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를 계기로 곧장 교회 안에 실버 선교 위원회를 조직하고 기본 운영과 훈련 과정들로 자체 무장을 시켰다. 꺼진 불이 다시 일어났다. 삶의 황혼을 하나님 나라 확장에 온전히 투자하기 시작했다. 소망이 넘쳤다. 곧장 뉴욕의 담임 목사들에게 회신을 돌렸다. 좀처럼 모이지 않는 목사들이 20여명이 모였다. 모두들 발등에 떨어진 노인 목회 처방이 있다는 회람을 보고 함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뉴욕 실버 선교회가 창립이 되었다. 이사 정관에 몇 가지 운영규칙을 세웠다. 첫째는 실버 선교회는 이사 교회들로 돌아가면서 교육과 훈련을 한다. 어느 특정한 교회의 사역이 아닌 것을 확실히 했다. 둘째 모든 훈련과 교육은 각 이사 목사들이 담당한다. 셋째 종강하면 반드시 한 주간 선교지에 가서 단기 현장 실습을 한다. 넷째 소명을 받아 중장기 선교사로 나갈 수 있도록 본회가 파송하고 후원하도록 한다. 이렇게 시작된 뉴욕 실버 선교회가 20년을 맞았다. 

그동안 봄, 가을로 많게는 60명에서 작게는 10여 명까지 매 학기마다 교육과 훈련이 끊어지지 않았다. 코비드 기간에도 온라인 영상으로 실버 선교의 비전은 이어져 왔다. 이런 결과로 그 동안 뉴욕 실버 선교학교를 이수한 동문들이 1,000여명을 넘는다. 특히 단기선교지에 참여한 실버들이 연인원 1,300여명이나 된다. 일단 단기선교지에 참여한 실버들에게 하나님께서 소명을 주신다. 그래서 실버 선교사로 평생 사역하는 분들이 현재 14개국에서 30여명이 찬란한 석양의 선교 사명을 다하고 있다. 

뉴욕 실버 선교회는 소일거리 없어 무력하게 지내던 뉴욕의 실버들을 선교지로 보냈다. 주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듣고 은퇴했던 실버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30여명의 뉴욕 실버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젊어서 섬겨왔던 재능과 평생의 노하우를 그대로 살려서 선교지에서 접목하고 있다. 학교 사역, 침술 사역, 농장 사역과 교회 개척 사역, 현지 여행사 운영을 통해서 한국과 교류케 함으로 무슬림의 젊은이들에게 세계를 보게 하고 있다. 코메리칸 실버 선교사들은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인생의 베테랑들이다. 맨손으로 미국 땅에서 오늘을 개척한 성공자 (파이오니어들)이다. 일선에서 접었던 날개들을 실버 선교를 통해서 활짝 펼칠 수 있다. 제 3세계 선교사들도 이제는 대체적으로 연륜이 길어지면서 실버세대로 돌입하고 있다. 이제라도 모든 지역교회가 현장에서 은퇴한 실버 파워들을 일깨워 사명자로 무장시켜야 한다. 아침에 솟는 태양도 힘차 보이지만 온 천지를 황홀하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은 오직 선셋만이 가능하다. 이제 곧 오픈하는 36기 가을학기 개강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jykim47@gmail.com

08.1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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