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한국 목사 한 분이 토론토 신학교에 유학을 왔습니다. 무슨 용기가 났던지 캐나다 농촌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초빙한다는 광고를 보고 신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 교회의 연로하신 어른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목사님! 만약에 우리 교회에 오시게 되면 사모님하고 같이 오실 것입니까?’ ‘그럼요, 우리는 죽으나 사나 늘 함께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질문을 하십니까?’ 원로들의 대답입니다. ‘전전 번의 목사님은 싱글로 혼자 오셨는데 같이 오신다면 너무 너무 좋은 일이지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그러면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이 되시면 사모님도 우리 교회에 다닐 것입니까?’ 이 또 무슨 황당한 질문인가? 너무 의아해서 다시 설명을 부탁했답니다. 그들의 답변은 참으로 기상천외했습니다. ‘먼저 번의 사모님은 다른 교회를 다녔거든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코리언 목사님은 ‘우리는 바늘 가는데 실이 가듯 늘 함께 합니다.’ 이 목사님은 면접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서 그 캐나다 농촌교회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매주일 영어설교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 주간 내내 다른 일 못하고 오로지 영어설교 준비에 전부를 쏟았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준비해서 주일설교를 마치면 할머니 교인들이 두 줄로 서서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코리언 목사님의 영어발음을 교정해 주려고 줄을 섰습니다. ‘목사님! 얼굴(Face)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고 믿음(Faith)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김 목사님! 놀이(Paly)로는 응답을 받지 못하고 기도(Prayer)로 응답을 받습니다.’ 쉬운 단어인데도 코리언 목사님의 서투른 발음이 자상한 캐나다 할머니 교인들의 귀를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매 주일마다 수십 개씩 틀린 발음을 교정 받는 일이 너무나 부담스러워서 강단 뒷문으로 도망하는 주일엔 어김없이 목사관으로 전화를 걸어서 교정하는 것이 저들의 사명처럼 이어졌다고 합니다. 이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발음이 나빠서 설교에 은혜를 받지 못하면 자신의 목회가 길지 않겠다는 불길한 생각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래서 기도하기 시작했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생각을 주셨답니다. ‘어려운 신학적인 설교하려고 애쓰지 말고, 쉬운 복음 설교를 하거라! 십자가 설교, 천국과 지옥을 설교하라’는 감동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코리언 목사님의 설교주제가 완전히 복음설교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마쳤는데 더 많은 어른들이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들의 표정은 발음 교정하겠다는 그런 표정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감동적인 얼굴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다가와 감사를 했답니다. ‘목사님! 너무 너무 감사해요. 우리들이 천국 설교, 십자가 설교, 지옥 설교를 듣게 되어 감사해요. 우리들이 주일학교 때 듣고 오늘 처음 듣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교인들이 주일학교 때 들었다면 6-70년 만에 복음 설교를 처음 듣는 계산입니다. 그 날 이후로는 발음 교정하겠다고 기다리는 교인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장로교회가 동성애 결혼, 동성애자 목사안수를 제일 먼저 결정했습니다. 자유, 평등, 인권… 보다 먼저는 복음이 우선입니다. 복음이 없는 설교는 교회를 죽이고, 사람을 망하게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복음의 능력에 있습니다. 이 코리언캐내디언 목사님은 지금도 35년째 토론토 근교의 농촌 교회에서 여전히 은혜롭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jykim47@gmail.com
03.2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