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표어를 정한대로…

김재열 목사

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하버드 대학에서 지적 능력과 학력, 환경이 비슷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목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장기적인 조사를 진행한 내용이다. 첫 조사결과, 대상자들 중에 목표가 없는 사람이 27%, 모호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60%, 뚜렷하고 단기적인 목표를 가진 사람이 10%였는데 정확하게 20년 후에 이들을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들이 매우 흥미롭다.  

목표가 없던 사람 27%의 사람들은 여전히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있었고, 애매모호한 목표를 갖고 있던 60%의 사람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지만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저 그럭저럭 살아가고들 있었다. 눈 여겨 봐야할 사람들은 단기적이고 뚜렷한 목표를 갖고 살았던 10%의 사람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나 있었고 그 중의 3%는 각계에서 성공한 인물들로 부각되어 있었다고 한다. 

새해가 되면 목회자들도 신년도의 교회의 목표와 표어를 발표한다. 필자는 워낙 준비성이 없고 언제나 무슨 일이나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하는 성미라서 내년도 교회 표어를 거의 일년전에 정한다는 것은 100%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매년 5월에는 교단 총회가 열리고 신년도 달력 회사의 주문 접수가 시작되면서 굉장한 부담을 안기 시작한다. 아무리 늦어도 매년 8월말까지는 다음해의 표어를 확정하여 인쇄소에 보내야 한다. 이 고민이 매년마다 필자를 괴롭히고 있다. 여러 날, 여러 달을 고민하면서 성경을 뒤적거리면서, 묵상하면서 심지어 다른 교회 표어들까지 검색해 가면서 다음 해의 표어를 확정하여 인쇄소에 보내곤 한다. 

그런데 매년 이렇게 선정된 목표들이 연말 결산의 때에 신기하게도 목표만큼 성취되는 것을 여러 해를 경험하곤 했다. 지난해 2020년도의 교회 표어는 ‘행복한 가정과 형통한 교회’였다. 이 표어는 2019년도 8월에 인쇄소에 보낸 것이다. 그리고 작년도 첫 주일부터 ‘행복한 가정과 형통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가정예배 회복’과 ‘일대일 자녀양육 훈련’을 강력하게 제시했다. 중직자들 가정에서도 가정예배를 드리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가정예배를 강조한 결과 코비드19이 발생했다. 그리고 3월부터는 사회전반이 폐쇄되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정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되었다. 부모들의 직장도, 자녀들의 학교도, 심지어 교회의 예배와 자녀들의 주일 학교까지 닫힌 상황에서 가정예배를 회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각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일대일 양육 훈련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나쁜 코비드가 우리 교회 목표를 이루는데 크게 도우미 역할을 한 셈이 되었다. 

‘형통한 교회’라는 표어도 비대면 예배로 전환되면서 현장 예배에 참여한 교우들이 1/3로 줄어  들었지만 재정 면에서는 오히려 예년보다 흑자 결산을 이뤘다는 결산 보고를 들은 온 교우들이 감격과 감사가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사로 흥분한 상황을 맞고 있다. 어떻게 ‘형통한 교회’의 표어가 성취되었을까? 첫째는 코비드 상황에서도 새가족들이 증가했고, 대면예배에는 참여치 못하나 온 교우들이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헌금 참여에 힘을 보탰다. 또한 상대적으로 모든 기관들과 행사들이 중단됨으로 지출 예산이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결국은 흑자가 된 셈이었다. 늘 우유부단하여 미리미리 만사를 확정하지 못하는 목사에게 분명한 가르침을 주신 한 해가 되었다. 마음에 소원을 두시고 행하시는 주님이 계시기에 이제는 벌써부터 내년도 목표와 표어에 관심이 가는 것은 확실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마음에 소원을 두시고 행하시는 주님! 또한 믿음은 보지 못한 것들의 증거라는 말씀을 붙잡고 2022년도의 목표를 향해 두 손을 모은다. 

jykim47@gmail.com

01.2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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