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의 오랜 숙제는 암을 정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암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치료가 어렵고, 발달한 현대 의학도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어도 완치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암의 조기 발견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어떤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 무슨 검사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특정 암에 대한 조기 발견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사망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40대 중반 여성 J씨는 2개월 전부터 오른쪽 유방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스스로 일중독자로 부를 만큼 일에 파묻혀 사는 그녀는 바쁜 와중에도 정기 건강검진을 빠뜨리지 않고 해왔다. 석 달 전에 유방암 정기검사mammogram을 했기 때문에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져도 처음에는 일하던 중 어딘가에 부딪쳐 다쳤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그 크기가 커져서 의사를 찾아왔다. 크기는 지름 약 2센티미터 정도고 통증은 전혀 없었다. 주위 조직에서는 덩어리가 만져지지 않았다. J씨는 정밀 진단을 거쳐서 수술을 받았고 그 결과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은 미국에서 1년에 20만 명 이상이 새로 진단을 받고, 4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흔한 질환이다. 여성에서 폐암 다음으로 흔한 사망 원인이다. 다행히 지난 20년간 유방암 환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사망은 약20% 정도 줄었는데 이는 조기에 유방암을 진단하는 방법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방암을 검진하는 진단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유방암을 진단하기 위한 유방전용 방사선을 촬영하는 유방촬영술(mammography), 의사에 의한 유방암 촉진(clinical breast exam), 그리고 손으로 만져서 덩어리를 발견하는 유방촉진 자가진단(self-exam) 등이다. 세 가지 검진으로 약 50%의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데 그중 약 5-10%는 방사선검사로 발견되지 않고 유방촉진에 의해서만 진단된다.
유방 엑스선 검사는 유방암 조기발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유방암 사망률을 낮춰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몇 가지 기억해두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유방 엑스선 검사에서 비정상으로 결과가 나오더라도 암이 아닌 경우가 많고, 그 결과 불필요한 검사나 수술을 요할 수도 있다. 둘째, 유방 방사선검사에서 정상으로 판명되더라도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 엑스선검사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특히 환자가 젊은 경우 암이 자라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작은 덩어리가 한두 달 안에 크게 자랄 수 있다. 셋째, 유방암 방사선검사는 50-70세 연령대에서는 유방암 조기발견 효과가 인정되고 있지만 50세 이하나 7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유방의 지방조직이 줄게 되면서 이견이 있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40대 이전에는 엑스선 촬영 시 노출되는 소량의 방사선을 우려해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한다.
엑스선, 촉진, 자가진단으로 조기발견 가능
자가진단도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 실시하도록 한다. 자가진단은 매달 규칙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은데 시기는 월경이 끝난 후 일주일째가 가장 좋다. 폐경기 여성은 임의의 날짜를 선택해 매달 같은 날 검사하면 된다.
최근에 발달된 유방암 조기검진방법으로 MRI 촬영이 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1-2년에 한번 검사해야 하는 정기검진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현재의 MRI 검사는 방사선 유방 촬영 검사보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위양성(암이 아닌 경우를 암으로 진단하는 경우)이 단순 엑스선 촬영보다 흔하다.
유방을 촉진할 때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방사선 유방촬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데 확대사진을 찍거나 초음파검사를 한다. 초음파검사에서 물혹이 발견되면 악성종양일 가능성은 매우 낮고, 덩어리가 보이면 악성일 수도 있기 때문에 추가검사를 해야 한다.
초음파검사는 35세 이하의 여성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방사선 유방촬영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만 촉진 시 덩어리가 만져지지 않을 경우에 도움이 된다. 초음파상에서 물혹이 아닌 모든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해서 악성종양인지 구별해야 한다. 방사선 유방촬영검사에서는 이상으로 나타나지만 촉진할 때 종양이 만져지지 않을 때는 종양의 위치를 판단한 후에 조직을 떼어내는 방법을 사용한다(stereotactic biopsy). 악성종양으로 진단되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유방암 조기 검사는 촉진과 방사선 유방 촬영 검사를 함께 할 경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가 검진은 매달 월경이 끝난 직후에 하고, 방사선 유방촬영 검사는 40대 초반부터 1-2년에 한번씩 검사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BRCA-1, BRCA-2)를 가진 여성은 일반여성보다 더 일찍부터 방사선 유방 촬영 검사를 받도록 하고(18세부터) 심지어는 예방목적으로 유방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가까운 가족 중 여러 명이 폐경 전에 유방암에 걸렸다면 자신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50% 이상으로 봐야 하고, BRCA와 같은 유방암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검사를 받도록 한다. 또 여성호르몬제를 오랫동안 복용하는 경우에도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 자가진단 촉진법
①거울 앞에 서서 유방을 보며 전체 적인 윤곽, 좌우 대칭, 유두와 피부의 상태 등을 관찰한다. ②양손을 위로 올려 유방을 완전히 노출시킨 후 피부가 함몰된 곳이 없는지 살핀다. ③왼손을 어깨 위로 올린 후 오른손 세 손가락으로 유방의 바깥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원형을 그리며 촉진한다. 유방을 약간 눌러서 비비는 느낌으로 검진한다. ④유두를 꼭 짜서 분비물이 나오는지 검사한다. ⑤겨드랑이에 멍울이 있는지 만져본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검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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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