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개발이 여성해방운동의 촉진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즉, 경구피임약으로 인해서 ‘여성은 스스로 자기 육체의 완전한 주인이 되어야 하고, 원하는 아이는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라는 말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말은 최초의 피임도구를 만든 미국의 간호사이자 여성운동가인 마거릿 생거 여사의 말이다.
-결혼을 앞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 나 모 씨는 피임약 복용을 상의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왔다. 나 씨는 자신의 월경 주기가 결혼식 날짜와 겹치기 때문에 그 불편함을 줄이고, 결혼 후 1년 동안은 아이를 갖지 않고 신혼을 즐기고 싶어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피임약을 먹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살도 찐다고 해서 망설이다가 의사를 찾아왔다.
현재 가장 성공률이 높은 피임방법은 경구피임약으로 제대로 복용할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피임률을 보인다. 다시 말하면 이 방법은 아이를 원할 때 원하는 시간에 가지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흔히 복용하는 피임약은 복합제제 경구피임약인데 두 가지 호르몬(황체호르몬과 난포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3주 동안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한다. 그 다음 7일간은 복용을 중지하는데 이 기간에 월경 비슷한 출혈이 약간 있기도 한다. 3주 동안 약을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면 약을 먹지 않은 일주일 동안은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에 약을 하루라도 빠뜨리게 되면 호르몬 분비로 배란이 되어 임신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하루를 걸렀을 때는 12시간 내에 2알을 먹으면 황체호르몬 분비를 막아서 피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12시간이 지났으면 7일 동안 혹은 나머지 정제를 모두 복용할 때까지 성관계 시 콘돔 등을 사용해야 한다.
경구피임제의 부작용은 오심, 구토, 유방통, 체중 증가, 소화 장애 등이 많은데 이는 피임약 복용 시 체내 대사, 심혈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용되는 경구피임제의 경우 난포호르몬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유방암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도 경구피임제의 영향보다는 유방암 조기 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암을 조기 발견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더 일리가 있다. 오히려 경구피임제는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빈도를 더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월경통을 줄여주고, 월경으로 인한 빈혈을 예방하며, 골반 내 염증 질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다음 사항을 주의하자. 35세 이상의 흡연자는 심혈관 질환, 특히 하지 혈전을 증가시키므로 경구피임약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임신 계획 중이거나, 중풍을 앓았거나, 급성 간 질환을 앓고 있거나, 혈중 중성지방이 아주 높은 경우, 과거에 유방암이나 자궁암을 앓은 경우는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월경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도 다른 이상이 있는지 검사한 후에 피임약 복용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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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