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에 발생하는 통증
안면부위에 생기는 통증은 흔히 잘못 진단될 수 있으며, 환자도 병을 오해할 수 있다. 귀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턱관절염으로 진단되기도 하고 두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상포진 후에 발생하는 신경통으로 진단 받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아픈 증상을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렸다.
- 은행에 근무하는 50대 중반의 김 모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칫솔질하다가 오른쪽 턱 아래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은 몇 분 동안 계속되었고 귀 안쪽도 통증이 너무 심했다. 처음에는 치통으로 생각하고 치과에 갔는데 치아에는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통제를 받아왔다.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 씨는 나중에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이 삼차신경통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약물 치료에 들어갔다.
삼차신경통(삼차신경병증)은 안면에 발생하는 흔한 통증 중 하나로 미국에서는 매년 15,000명 정도가 삼차신경통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로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고 여성에게 조금 더 흔하다. 흔히 입 주위나 잇몸 근처, 눈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며 세수나 면도를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한 후 몇 초 혹은 몇 분 동안 지속된다.
인체에는 12개의 뇌신경이 있는데 그 중 머리와 목 부위의 감각신경을 담당하는 다섯 번째 뇌신경인 삼차 신경이 뇌에서 빠져나오는 부위에서 뇌혈관과 접촉해 신경이 자극될 수 있는데 이 자극 때문에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삼차 신경통은 병력만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필요한 경우 뇌 MRI를 찍어서 확인할 수 있다.
일단 통증이 발생하면 대개 통증의 정도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70% 정도는 약물 치료에 반응한다. 하지만 약을 끊으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치료 방법으로 신경에 알코올 주사를 놓거나 감마나이프로 방사선 치료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도 영구적인 것이 아니어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삼차신경통은 병력과 이학적 검진만으로 진단할 수 있지만 40세 이하의 젊은 사람이나 양쪽 얼굴에 통증이 있는 경우, 감각이상이 오거나 약물치료가 효과가 없을 때는 MRI 촬영을 해서 다른 이상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또 삼차신경통이 처음 시작할 때는 치통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발치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02.15.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