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병은 특정성별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유방암은 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대표적인 여성 질환이다. 하지만 드물게 남성에게도 유방암이 발병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때는 예후가 나빠서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갑상샘 질환은 주로 여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서 생길 경우 여성에서 볼 수 없는 드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 K씨는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40대 초반의 남성이다. K씨는 건강한 편이지만 일 욕심이 많아서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무실에 남아 맡은 일을 끝내고 케이스가 나오면 밤낮없이 일을 찾아나서는 자타공인 일중독자(Workaholic)다. 그러던 K씨는 3개월 전부터 몸의 이상을 느꼈다. 온몸이 몹시 피곤하고 식욕은 줄지 않았는데 몸무게가 5킬로그램 가량 빠졌으며 손발이 떨렸다. 더 심각한 것은 하지에 힘이 없어서 계단을 올라갈 수가 없었다. 증상은 점점 심해졌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은 하지에 마비가 와서 직장에 갈 수 없을 정도였고 결국 이 때문에 병원을 찾아왔다. K씨는 과거에 질병을 앓은 적이 없고 특별한 가족병력도 없었다. 최근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종합 비타민 외에는 약을 먹는 것이 없었다. 담배는 피우지 않았고 술은 자주 마시는 편이었다. 검진 시 혈압은 150/90mmHg로 조금 높았고 맥박수도 1분당 105회로 빠른 편이었다. K씨는 겉으로 보기에도 몹시 말라 보였고, 특히 근육의 위축이 심했다. 팔을 편 상태에서 손가락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심전도와 가슴 X선은 정상이었다. 혈액 검사상 갑상샘항진증이 관찰되었고 혈중의 칼륨치가 현저히 감소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K씨는 갑상샘항진증으로 인한 저칼륨성 주기성 마비로 진단을 받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받고 회복되었다. 다행이 K씨의 갑상샘질환은 조기에 발견되어서 갑상샘항진증으로 인한 안구돌출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전에 치료할 수 있었다.
갑상샘 질환은 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게 생길 경우 저칼륨성 주기성마비와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저칼륨성 주기성 마비(hypokalemic periodic paralysis)는 아시아 남성에서 특히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선천적으로 생길 수도 있지만 유전적인 변이에 의해 갑상샘항진증을 앓는 남성에게 생기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단 증상이 생기면 수 시간 또는 수일 동안 근육 마비가 올수 있는데 대부분은 저절로 좋아지지만 재발할 수도 있다. 갑상샘항진증을 치료하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10/12/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