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선교칼럼 (57)

이영희 목사

교도소 교목, TPPM대표 

눈물

 

교도관의 부탁으로 밤낮없이 우는 재소자를 만나게 되었다. “무엇이 이토록 당신을 힘들고 아프게 하나요?” “나는 이제 곧 나가지만 갈 곳이 없어요.”

나는 그에게 몇 개의 노숙자 쉼터들의 이름을 알려주었지만 인원에 비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서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은 낮았다. 수감 전에 노숙자였던 그는 다시 그 생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나 역시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콜로라도 덴버의 노숙자 쉼터인 “선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때 보니 수용인원은 400명 정도였는데 매일 밤 100명의 사람들을 한 방에서 자게 한다. 그 인원이 100명을 넘으면 더 이상 사람들을 받을 수가 없는데도 여전히 밖에는 줄을 서서 기다린다.

나는 갈 곳이 없는 많은 재소자들이 다시 결국 교도소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노숙자들에게는 형무소가 길에서 자는 것보다 안전한 곳이다. 이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정신병 환자들 

 

교도소에서 일하기 전까지 정신병 환자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신학생 시절 푸에블로시에 있는 산 카를로스 형무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데 그 곳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재소자들이 있는 곳이었다. 

“나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곳에 데리고 있다.” 예배중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왜요? 왜인가요 하나님? 어떻게 그들에게 집보다 형무소가 더 안전할 수 있습니까” 나는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덴버 여자형무소에서 한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는 하루 종일 변기의 단추를 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샤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물이 흥건한 바닥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나는 많은 재소자들이 교도소에 올 것이 아니라 정신병원 같은 곳에서 특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재 

 

“이것은 마치 적그리스도의 도장 같아요. 당장 바꿔주세요.” 교도소 병원에서 만난 재소자는 자신의 성경 첫 페이지에 찍힌 교도소 도장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이것은 적그리스도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곳에 있는 성경은 교도소의 소유이기 때문에 도장이 찍혀있는 겁니다.” 

사고 후 뇌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서 도장이 없는 성경을 구해주었더니 잠잠히 받아들였다. 간단하고 쉬운 일에도 누군가의 설명과 도움이 필요했던 그에게는 친절한 룸메이트가 있었다. 

그 방에서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를 느꼈고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그를 도왔다. 그러나 그 방을 떠나며 마음이 아팠다, 그는 교도소가 아닌 전문적으로 치료를 맡아줄 병원에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

 

크리스탈 

 

아름답고 젊은 21세의 크리스탈을 기도모임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하나님을 몰랐지만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만나 변화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노라고 고백하는 그녀를 보며 감사했다. 세례를 받는 내내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내일이면 출소하지만 갈 곳이 없다고 했다. 내가 추천해 줄만 한 곳도 없어서 더욱 더 마음이 무거웠다. 

예배를 드리며 그토록 많은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는 듯 했다. 그녀는 어디로 갈 수 있을까?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누가 그녀를 도울 수 있을까? 나는 하나님께서 그녀를 도와주시길 기도로 간구하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도울 방법은 없었다. 그녀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조언해주고 지켜주며 지원해 줄 수 있는 과도기의 집이 필요했다. 하나님이 크리스탈과 같은 사람을 도울 비전을 가진 사람을 세우시기를 계속 기도한다. 우리에게 노숙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긍휼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우리가 땅을 다지고 씨를 심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어느 날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교도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재소자들이 교도소를 떠난 후에 그들과 연락할 수 없다는 것이 규율이다. 그래서 나는 전과자들을 직접 도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누군가 이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   

yonghui.mcdonald@gmail.com

 

05.1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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