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삶에서 핀 꽃

교도소 교목, TPPM대표 이영희 목사

교도소 감방 안에서 기도 모임을 인도하는데 패리라는 한 젊은 여자 재소자가 자신의 엄마가 전에 아담스카운티 교도소에 와서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개인 상담을 요청해왔습니다.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저는 그녀의 엄마가 8년 전에 아담스카운티 교도소에서 자살을 하여 그녀와 같은 방을 사용하던 사람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너무나 큰 충격에 빠졌었다는 것과 그들을 상담해야 했던 일이 기억났습니다. 패리의 엄마는 교도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살을 했으므로 저는 그녀가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살았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일로 병원에 실려와 가족들을 볼 수 있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상에서 며칠을 눈물만 흘리다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패리의 이야기는 너무나 마음 아픈 사연이었습니다. 그녀가 11살 때 그녀의 아버지는 엄마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페리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을 한 것입니다. 그 일 역시 패리 엄마가 자살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패리는 엄마가 자살한 후 아버지와 계속 부딪쳤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자살한 전부인과 너무 닮았다는 이유로 패리를 학대하곤 했습니다. 끝내는 12살밖에 안된 딸을 집에서 내쫓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길에서 방황하는 노숙자가 되어 여러 해 겨울을 추운 밖에서 자야했으며 손과 발이 동상으로 부르터 있곤 했습니다.

그녀가 교도소에서 더욱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했던 이유는 그곳이 자신의 엄마가 자살한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며 저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왜 패리는 부모의 잘못으로 인해 그렇게 처절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는가? 이번에 패리가 감옥에 온 이유는 교통위반이었기 때문에 이곳에 오래 머물 것 같지는 않다고 하지만 엄한 미국법은 가난한 사람들의 편이 아니기에 저로서는 그녀가 얼마나 교도소에 있게 될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고 또 그녀가 출소한다 할지라도 노숙자로서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야 할까 생각하니 그녀를 볼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도소 재소자들은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패리와 같은 경우의 재소자들을 볼 때면 경제적으로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교통위반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 오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교도소에 갔다 왔다고 하면 그 사람을 무조건 냉대하고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사람들이 겪은 길을 걸어 보지 않고서는 그들을 판단할 자격이 없으며 함부로 그들을 판단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저는 교도소 사역을 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물론 큰 실수나 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하나님을 만나면 변화되어 회개의 열매를 맺으며 새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패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그녀를 볼 때면 마치 천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외모로도 마치 영화배우처럼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빛나 보이는 것은 그녀의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노숙자로서의 아픔을 겪으며 살았지만 실망과 절망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늘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을 살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패리도 한때는 자신의 삶을 한탄하며 하나님께 분노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픔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의 아픔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고 그들을 돕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녀의 헌신적인 마음과 이해심은 저의 마음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많은 아픔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증오하고 미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아픔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부모에게서는 아무 돌봄이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하나님만을 굳게 의지하고 살아가는 그녀를 보면서 저는 우리의 모든 것이 되어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동하였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에서 기쁨과 행복을 찾는 패리로 인해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yonghui.mcdonal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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