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성경으로

허양희 사모

(텍사스 오스틴 주님의교회)

지난 17년 간 남편의 목회를 도우며 꾸준히 해 온 사역이 귀납적 성경 공부이다. 우리 교단인 CRC에서 시작한 커피브레이크가 그것으로, 이것을 처음 교회에 적용하며 한 그룹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이십여 개의 소그룹으로 발전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이 공부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경 공부는 강의로 진행되는 반면 이것은 질문으로 성경 공부를 하기에 학습자들의 참여도가 높고 그만큼 만족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성경을 절마다 문맥마다 꼼꼼히 탐색하며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성찰할 수 있게 하여 성경 공부의 궁극적 목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지게 한다.

이번에는 야고보서를 탐색했는데 소그룹마다 간증이 넘친다. 직설 화법인 야고보 사도의 서신은 일말의 여지도 없이 학습자들에게 준엄한 책망으로 교훈하며 거룩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지향하도록 인도했다. 야고보 사도의 충고가 너무 아파 잠을 못 이루었다는 분, 어릴 때부터 모태 신앙으로 잘 믿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 분,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꿰뚫으며 책망하시는 하나님을 만난 분 등 다양한 분의 풍성한 간증이 넘치고 있다. 그중에서 한 자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몇 개월 동안 어릴 적부터 앓아오던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던 자매는 야고보서를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는 극심한 발진과 두드러기가 온몸을 덮어 죽을 듯한 가려움증으로 절망하고 낙심하게 되었다. 이 상황은 하나님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고 잔뜩 화가 난 상태에서 야고보서 공부를 시작했다. 소그룹과 성경공부하던 첫날, 묵상 중에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가진 이 자매를 찾아오시며 오랜 병을 앓고 있는 자매와 동일시하는 하나님의 내적 음성이 임했다. 영육으로 지친 자매는 위로해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추슬러야 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한 자매는 고난은 시련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돌아보니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었던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하며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주권을 인정하며 더 온전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로 다짐했다. 자신의 병이 기적적으로 낫지는 않았으나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다며 치유가 없어도 은혜였다고 고백했다. 수습하기 힘든 절망 중인 상태에서 자신의 처지를 묵상하는 것을 멈추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말씀을 묵상한 자를 하나님은 절대 외면하지 않으셨다. 

지난 10월 31일은 종교개혁기념일이었다. 1517년 10월 31일에 마르틴 루터가 당시 오만하고 부패한 교회의 실상에 개혁을 부르짖으며 항거한 날을 기념한 것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르짖었던 것이 ‘오직 성경’이었다. 교회가 교회 되기 위해서는 이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시대의 가치를 답습하지 않는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상황에 따라 요동하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우리는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성경 말씀은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기록되었기 때문에 진리를 가르쳐 주며 삶 가운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해 줍니다. 또한 그 잘못을 바르게 잡아 주고 의롭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자로 준비하게 되고 모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게 됩니다.” (쉬운 성경, 디모데 후서 3:16-17)

yanghur@gmail.com

11.0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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