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전 남편이 부사역자로 있을 때의 일이다. 교회에 경찰이 오고 예배당은 어수선하며 고성이 오가는 어느 주일 오후였다. 집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가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나님 사람들이 무서워요…저 앞으로 어떻게 이 길을 가지요?’ 이 독백은 따갑게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아스팔트를 뿌옇게 만들어 버리곤 했다. 이민 교회의 적나라한 실상을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도 악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경험하며 부사역자 아내로서 깊은 절망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따른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고 행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나의 모든 언행의 기준이 예수님의 말씀이 되어야 하고 나의 삶의 모본은 예수님이 되어야 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어느 날 교회의 한 자매가 “신앙 생활하는 것이 왜 이리 힘들어요”라고 푸념하듯 내뱉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닌 이 자매는 지금까지는 내 마음대로 내 감정대로 살았는데 말씀을 읽으며 그것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는 말이었다. 이 자매의 말이 옳다.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성이 이끄는 대로 자아가 원하는 대로 살다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내 삶을 조정해가기는 분명히 쉽지 않다. 나를 극복해가야 하는 일이기에 말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을 따르는 삶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예를 들어보겠다. 교회공동체에서 어떤 사람이 밉고 싫어질 때 자아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그 감정대로 행동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언행을 하지만 그리스도 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말씀 중심적인 삶의 행동을 낳는다. 곧 대계명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말씀을 떠올리며 이 상황에 대한 바른 언행을 위해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는 삶의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자아를 말씀 앞에 굴복시키는 지속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것으로 모든 성도는 반드시 이 훈련을 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신 자유의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마지막 날에 심판하신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그의 엄중한 사랑을 기억하며 이 땅에서의 삶을 자아가 이끄는 대로가 아닌 말씀 중심적인 삶으로 선하고 거룩한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합니다. 각 사람은 몸을 입고 사는 동안 행한 선한 일이나 악한 일이나 자기가 행한 행위대로 거기에 알맞는 보응을 받게 될 것입니다”(고후5:10. 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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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