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교회의 미래

손상웅 목사

(한미교회사연구소 소장)

소통하는 리더, 소통하는 교회

 

미국 NBC방송은 지난 8월 5일 자체 집계 결과를 인용해 미국에서 지난 일주일간 7천48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며 이를 초 단위로 환산하면 80초마다 1명이 숨진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를 사망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도전을 받고 있다. 현대문명과 과학이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께서 오만한 인간의 문명을 질타하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영적리더들이 들어야 할 때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예배가 중단되고, 정부로부터 교회 행사·모임을 제재 받는 등 교회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교회로서는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교회는 모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오해받으면 안 된다. 그래서 모이더라도 방역지침을 잘 지켜서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려야 한다. 이 시대에 대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따라 교회는 방역에 더욱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예배를 드리지 말고 모이지 말라고 해서 예배를 안 드릴 수는 없다. 방역에는 적극 협력하되 교회가 정부의 통제나 권력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동안 교회차원에서 방역에 적극 동참해왔음에도 코로나 이후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사회가 교회를 불신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왜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갖고 교회가 사회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다 정직하고 공공성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도 교회는 사회로부터 계속 비판받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교회를 비난하고 멸시할 지라도 교회는 이를 수용하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비난 받을 일이 있으면 겸허히 수용하고 고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동안 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고, 개교회 주의와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컸다. 과연 이것이 옳은가를 자기 검열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사태를 통해 느낀 건 교회가 사회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 개인 영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책임을 다하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출석교인 아닌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각 지체들 세워나가야

예수 그리스도 본받아 ‘타자 위한 존재’에 참여하는 교회로

 

영적전쟁을 역전시키는 리더십

 

이미 오래 전부터 청년과 다음세대가 줄고 있다. 교회학교가 사라진 교회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재정을 줄여서라도 청년과 다음세대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 지금은 우선순위와 중요순위에 따라 재정을 다이어트하고 청년과 다음세대 살리기에 올인 할 때다.

교인들이 교회를 이탈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상황은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영상예배로 이동하다가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되면 교회의 공동체성을 경험하지 못하고 결국 가나안 성도화 될 것이다. 지금 교회는 성(性), 재정, 세습 등의 문제로 상처 입은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교회 이미지가 추락하며 전도유입이 줄면서 실제 출석이 서서히 줄고 있다. 교회에 출석하는 출석교인이 아닌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각 지체들을 세워나가야 한다. 

교회가 성장해서 출석이 증가한 경우를 보면 불신자 전도가 아니고 수평 이동한 경우가 많다. 실제 기독교인수는 정체나 쇠퇴가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데 설교내용이나 여러 매력에 따른 교회 간 수평이동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출석교인은 작지만 알차고 건강한 교회가 많아져야 한다. 불신자들에게도 매력의 본질이 숨 쉬는 교회, 생명력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연령층 구조가 점점 역삼각형으로 바뀌며 유럽교회가 간 길을 가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금 비상 상황이다. 이 치열한 영적전쟁을 역전시키는 리더십이 간절한 때이다.

 

교회의 본질을 향한 엑소더스

 

그동안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수평 이동하여 정착한 신자들의 기호와 관심을 반영하는 ‘고객맞춤형 마케팅’을 잘 구현해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교회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교회는 화려한 건물과 조명, 그리고 고급 음향시설, 안락한 의자와 같은 것들을 조합하여 종교시설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그런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회가 세워진 것이 아니라 돈으로 치장하여 종교시설을 만들고 그 안에 사람들이 모였다. 

코로나로 교회에 경제적 큰 위기가 올 것이다. 교회는 쇼핑몰이나 시장이 아니다. 그러나 자본 위에 세워진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교회에 웰빙 마켓처럼 행복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한다. 코로나 재난이 이런 가짜 웰빙 신앙을 무너뜨리기 시작하고 있다. 

교회란 무엇이며 참 신앙이란 무엇인가? “교회는 타자를 위해서 현존할 때 교회가 된다.” 본회퍼 목사의 신앙고백을 다시 경청할 때이다. 교회는 각계각층의 모든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와 더불어 사는 삶이 어떤 것이며, 또 “타자를 위한 존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말해 주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타자를 위한 존재’에 참여하는 교회는 ‘세상적 과제’에 결코 무관심할 수 없다. 오히려 크리스천은 세상적 과제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에 보여준 책임적 행위를 세상에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을 위해 고난을 감당한 것처럼 교회 역시 이웃을 위해 고난을 감당해야 한다. 크리스천 공동체는 언제나 ‘타자를 위한 교회’여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탐욕적인 교회는 사회와 분리된 채 오직 개인의 구원과 번영에만 몰두하며 기독교 영성적인 삶과 세속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하고 오직 성장의 틀에만 갇혀, 나와 내 가족과 내 교회의 웰빙과 행복만을 탐해왔다. 새로운 우상 섬김에서 엑소더스해서 타자를 위한 교회로 나가야 한다. 코로나가 교회의 본질을 향한 엑소더스의 기회가 될 줄로 믿는다.

sondongwon@gmail.com

08.2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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