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정신적 고통의 문제

손동원 목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죽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일은 없다

 

동성애를 옹호하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이 뉴스에 보도가 되었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는 이 사건을 염두에 둔 듯한 “죽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제목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최근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얼마 전 남가주 인랜드힐스교회를 담당하는 앤드류 스토클린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토클린 목사는 평소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으로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장애는 비단 스토클린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내심이 바닥이 난 지금은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와 소진의 이유를 살펴보며 리더의 정신 건강 문제를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 

잃어버린 정신건강을 회복하라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로 번 아웃된 리더에게 힐링이 필요하다. 리더가 잃어버린 정신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하우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재충전이 필요하다. 소진된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자극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다시 채워 넣을 시간이 필요하다. 심리적으로 재충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시간을 내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일상으로부터 멀어져 긴 시간의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재충전 방식이든 일상적인 업무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리더는 외로울지라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물론 리더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도 없고, 고민을 하고 있는 리더 본인만큼 해당 사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대화가 필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한위임이 필요하다. 

리더는 보통 공동체 내에서 중요도가 높은 업무를 맡고 있으며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은 불가피하다. 여기서 그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갖는 일은 리더 개인에게도 부담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공동체의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에 리더의 소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권한 위임도 효과적일 수 있다.

 

영성에너지, 인성에너지, 체력에너지 재충전으로 지성능력 성장

과거 안락함 탈피 현실 인식할수록 극복위한 새로운 전략 찾아 

 

지성을 통한 능력을 성장시켜 나가라

 

리더는 지성을 통한 능력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책을 읽기 싫거든 사역을 그만두라”고 한 존 웨슬리의 말처럼 리더는 리더(A leader is a reader)가 되어야 한다. 

영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영성에너지란 바로 하나님과의 친밀함이다. 리더는 열정, 창조력을 가지고 사역에 임할 뿐 아니라 사역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 자기를 재충전할 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의 사역 지탱의 힘은 바로 하나님과의 교제였다. 영성에너지의 가장 핵심은 말씀과 기도이다. 말씀묵상과 말씀암송을 통해 영성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사람들을 권면, 상담할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인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리더는 인성을 개발해야 한다. 혈기를 이기지 못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던 모세의 교훈처럼 리더에게는 감정 관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리더가 되려면 혈기, 두려움, 염려, 우울 등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사회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인간관계도 에너지이다. 미소, 인사, 대화, 칭찬의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잘 맺으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체력에너지를 재충전하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 뿐 아니라 육체도 구원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음식을 통해 육체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또 몸이 피곤하면 사역도 어려워진다는 면에서 체력은 영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에서 도피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라 

 

키가 10m 가까이 자라는 대나무는 벼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가늘고 높이 자라는 대나무는 웬만한 바람에는 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나무를 지탱해주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마디가 있기 때문에 그 밑이 단단해지고 또 마디를 기반으로 줄기가 위로 힘차게 뻗어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대나무를 대나무 되게 만드는 것은 마디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인생도 마치 대나무와 같아서 인생의 마디인 혹독한 위기를 겪을 때마다 그 삶이 단단해지고 더 큰 위기를 당해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삶의 어려운 상황은 리더의 목표를 재정립하게 만들 수 있다. 삶의 위기는 리더로 하여금 자신을 평가하게 만들고, 어려움에 접근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배우게 만든다. 그래서 리더는 위기 앞에서 가만히 서 있을 수가 없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위기는 세월이 흐르면 사라져버리지만 위기가운데 더 강해졌는지 약해졌는지는 전적으로 리더에게 달려있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리더의 심장은 부서지거나 더욱 단단해진다. 

과거의 안락함에서 벗어나라. 과거가 더 안락하고 안전감을 제공해주지만 우리가 대처하고 있는 현실을 빨리 인식하면 할수록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더 빨리 찾게 된다. 많은 경우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가짜 통제력을 만들어낸다. 위기가 닥쳐올 때 인간은 누구나 불안하고 연약해지게 마련이다. 냉혹한 현실가운데 삶의 열정을 잃고 현실 앞에 허둥대고 방황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나 안락한 과거에서 벗어나면, 위기는 미래로 가는 길에 놓여진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세상의 문제는 현명한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는 데 있다. 리더에게는 하늘이 준 여섯 명의 정직한 충복들이 있고, 이들은 지금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들의 이름은 누구, 언제, 어디서, 무엇, 어떻게 그리고 왜이다.

sondongwon@gmail.com

07.2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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