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아웃된 리더에게 힐링이 필요하다

손동원 목사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우리 주변에 번아웃된 리더들이 많다. 소진(Burnout)이란 심리적, 정서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되어 업무수행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이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수많은 의사결정, 성과에 대한 압박 등 리더에게 가해지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위계가 높아질수록 더욱 증가하기 마련이다. 번아웃된 리더에게 힐링이 필요하다.

 

번아웃(Burnout) 되는 이유가 뭘까?

 

최근 한 유명 목회자의 안타까운 자살소식이 미국교계에서 이슈가 되었다. 얼마 전 남가주 인랜드힐스교회를 담당하는 앤드류 스토클린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토클린 목사는 평소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으로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장애는 비단 스토클린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와 번아웃의 이유를 살펴보며 리더의 정신건강 문제를 되돌아봐야 할 때이다. 번아웃(Burnout)이 되는 이유가 뭘까?

①의사결정의 피로: 리더는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소한 것부터 공동체의 향방에 영향을 끼치는 것까지 다양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리더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의사결정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자원을 상당히 소모시키는 일이다. 의사결정의 결과가 리더 본인뿐만 아니라 구성원 및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그 부담감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 의사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는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②외로운 리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외로워진다는 말은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경쟁에서 탈락했고 곁에 있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잠재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주변 리더와도 진솔한 고민을 나누기는 어렵다. 팔로워들도 자신의 평가권을 가진 리더에게 쉽게 속마음을 이야기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더가 공동체에서 가지게 되는 권력이 리더를 외롭게 만든다.  

③자기과신: 목회자나 기업의 리더는 공동체 내에서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사고방식과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일반 구성원에 비해 강하기 마련이다. 또한 역경을 극복해온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가오는 어려운 상황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저변에 깔려 있다. 문제는 자신감이 지나쳐 과신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소진이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역량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어떠한 인간도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인식해야 한다. 

 

번 아웃(Burnout)을 어떻게 대처할까?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로 번아웃된 리더에게 힐링이 필요하다. 리더가 잃어버린 정신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하우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①재충전: 소진된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자극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다시 채워 넣을 시간이 필요하다. 심리적으로 재충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시간을 내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일상으로부터 멀어져 긴 시간의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재충전 방식이든 일상적인 업무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②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의 대화: 조직에서 리더는 외로울지라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물론 리더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도 없고, 고민을 하고 있는 리더 본인만큼 해당사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대화가 필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③권한위임: 리더는 보통 공동체 내에서 중요도가 높은 업무를 맡고 있으며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은 불가피하다. 여기서 그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더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갖는 일은 리더 개인에게도 부담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공동체의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리더의 소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권한위임도 효과적일 수 있다.

 

리더여, 에너지를 재충전하라

 

리더는 지성을 통한 능력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책을 읽기 싫거든 사역을 그만두라”고 한 존 웨슬리의 말처럼 리더는 리더(A leader is a reader)가 되어야 한다. 

①영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영성에너지란 바로 하나님과의 친밀함이다. 리더는 열정, 창조력을 가지고 사역에 임할 뿐 아니라 사역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 자기를 재충전할 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의 사역 지탱의 힘은 바로 하나님과의 교제였다. 영성에너지의 가장 핵심은 말씀과 기도이다. 말씀묵상과 말씀암송을 통해 영성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사람들을 권면, 상담할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②인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리더는 인성을 개발해야 한다. 혈기를 이기지 못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던 모세의 교훈처럼 리더에게는 감정관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리더가 되려면 혈기, 두려움, 염려, 우울 등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③사회성에너지를 재충전하라: 인간관계도 에너지이다. 미소, 인사, 대화, 칭찬의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잘 맺으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④체력에너지를 재충전하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영혼뿐 아니라 육체도 구원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음식을 통해 육체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한다. 또 몸이 피곤하면 영적 생활도, 사역도 어려워진다는 면에서 체력은 영력이라고 할 수 있다.

sondongwon@gmail.com

08.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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