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삶의 자리에서 땀 흘려 최선을 다해 수고했던 리더에게 휴가는 하늘이 내려주는 고귀한 선물이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같이 위험하다. 삶의 터전에서 리더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힘써 일하고 온전히 쉬는 것이다. 지혜로운 리더가 되려면 일의 노예가 되지 말고, 물질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라.
여자 엘비스 프레슬리
1950년대와 6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였던 ‘카니 프랜시스’(Connie Francis)라는 여가수를 기억하는가? 여자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애칭을 가질 만큼 아주 유명한 가수였는데 우리에게는 “V-A-C-A-T-I-O-N! In the summer sun” 이란 가사로 시작하는 ‘베케이션’이라는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베케이션’이라는 노래가 70년대 바캉스 철이면 라디오에서 계속 흘러나와서 젊은이들의 마음을 흥분시키곤 했다.
원래 바캉스란 말은 프랑스어로 ‘비운다’라는 뜻이다. 여름철이 되면 파리의 시민들이 거의 모두가 며칠씩 혹은 한 달씩 집을 비우고 휴가여행을 떠나서 파리 시내가 텅 비어짐으로 인해 생겨난 말이다. 언젠가부터 바캉스 바람이 불어오면서 여름에 휴가를 못가면 무슨 큰 억울한 일이나 당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리고 휴가에서 돌아와서는 교통전쟁, 인파전쟁, 쓰레기전쟁, 무질서전쟁에 지쳐서 휴가가기 전보다 더 지치고 피곤해서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모습을 볼 수 있다.
휴가는 단순히 바캉스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깊은 뜻을 지닌 휴식이다. 휴식은 육적으로만이 아니라 영적인 관점에서의 휴식이 필요하다. 또한 영혼의 상처와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고 새 삶을 얻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리더도 바쁘게 달려가던 삶을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함으로 보다 지혜롭고, 건강해지며, 새로워져서 영적으로도 성장하는 여름철이 되기를 바란다.
휴가는 창조적 쉼표
리더의 휴가는 휴식이 아니라 창조적인 쉼표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생의 여정에는 반드시 쉼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쉬어야 할 때입니다”라는 글이 있다. “방글방글 웃고 있는 아이를 보고도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가족의 얼굴을 마주 보고도 살짝 웃어주지 못한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에 비치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가 궁금하지 않고 전화도 기다려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다’는 말만하고 끊었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도 소리만 들릴 뿐 마음에 감동이 흐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슬픈 영화를 보아도 눈물이 나오지 않고, 슬픈 연속극을 보면서도 저것은 대본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한 번 더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과 저녁이 같고 맑은 날과 비 오는 날도 같고 산이나 바다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그동안 당신은 리더로서 참으로 많은 일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를 하지 않았다. 그것은 쉬는 일이다. 진정한 리더는 쉬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한자로 휴가의 휴(休)자는 사람인(人)변에 나무 목(木)자가 놓여서 된 말이고 가(暇)자는 여유롭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연과 함께 여유를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휴가란 자연 속에서 조용히 묵상하고 나를 쉬게 하며 생각과 정서와 영혼의 여유를 갖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휴가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서 자신을 학대하고 휴가 후에는 더 피곤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휴가 통해 여유 갖고 과거 되돌아보며 미래 계획
하나님 자녀로 가치 깨닫고 가치관 바로 잡는 것
휴가는 소유가 아니라 나눔의 시간
지금 휴가를 떠나려는가? 휴가를 통해 머리속의 불필요한 정크(junk)를 비우고 뇌를 가볍게 만들라. 휴가를 통해 여유를 갖고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계획하라. 지금까지는 열정적으로 놀기를 즐겼다면, 이번 여름엔 나를 힐링하고 재충전하는 데 의미를 두도록 하자. 그러나 휴가가 나만을 위한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휴가를 통해 내 주변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고 휴가가 끝난 후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삶의 보람이 넘치는 생명력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휴가는 단순히 놀고먹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쉼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리더에게 휴가는 단순한 피서가 아니라 마음의 치유 시간이요, 소유가 아니라 나눔의 시간으로 자연과 이웃 모두를 기뻐하는 휴가가 되기를 소망한다.
인생의 영원한 쉼터는 어디인가?
하나님께서는 리더가 워커홀릭 형태의 삶을 사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시23:2). 하나님께서는 리더가 완전하고 균형 잡힌 인생을 살기를 원하신다. 인생이 쉼을 갖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닫고 가치관을 바로 잡는 것이다. 그것은 바쁨의 스트레스에서 하나님의 평안으로 바꾸려는 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휴식과 친숙하지 못한 것은 성숙하지 못한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뜨거운 태양을 통해 우리를 휴식으로 초대하고 계신다. 인간에겐 쉴 곳이 필요하고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쉼터를 찾아 쉬도록 창조되었다. 음악에도 쉼표가 있어서 쉼표를 따라서 반 박자나 한 박자 혹은 두 박자를 쉬게 되는데, 마냥 쉬지 않고 계속해서 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
인간의 삶의 리듬은 ‘쉼표와 쉼터’가 있어야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대인에겐 쉼터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말씀 속에서 우리가 참으로 쉴 곳을 발견하게 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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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