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최대 걸림돌은 교만
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해리 트루먼이 재선에 도전했다. 그러나 당선이 확실한 후보는 공화당의 토머스 듀이였다. 트루먼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죽자 부통령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그는 스팰딩 상업대에 진학해 첫 학기에 타자와 부기를 배웠지만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중퇴했다. 반면 듀이는 명문대학인 미시건대와 콜럼비아대 법률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검사와 변호사로 일했던 사람이다. 듀이는 자신감이 넘쳤다. 당시 미국의 뛰어난 정치부 기자 50명에게 물은 결과, 전원 듀이의 승리를 예측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개표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던 때이다. 선거 이튿날 아침 시카고 트리뷴지는 ‘듀이, 트루먼을 누르다’라는 헤드라인을 성급하게 뽑았다. 하지만 미국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대 역전극이 벌어졌다.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트루먼을 선택한 것이다. 트루먼 정부에서 국무 장관을 지낸 딘 애치슨은 트루먼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트루먼은 리더의 최대 걸림돌인 교만이 없었다. 그와 그의 일 사이에는 한 번도 자존심이 끼어든 적이 없었다.” 다 이겨놓은 싸움에 패배하는 리더들이 많다. 바로 교만 때문이다.
교만의 폐해는 분노
교만의 폐해는 분노이다. 사람은 교만하면 쉽게 분노한다. 자신의 교만을 꺾는다든지 받아주지 않을 때는 쉽게 분노하게 되고, 아주 형편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저변에는 교만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만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의 상처를 받기 쉽다. 교만한 사람은 늘 자신만만한 것 같고, 당당한 것 같고, 떳떳한 것 같고, 강한 것 같지만 가장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그 상처가 위장되었을 뿐이다. 또한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멸시한다. 그 결과 교만으로 인하여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피해자들이 주변에서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교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겸손하려고 애써야 한다. 스스로 교만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혜로운 리더가 되려면 성경에 비추어서 자신의 교만을 발견하고 겸손해야 한다.
심리학과 기독교 현실주의에서의 교만
정신적으로 교만은 사람을 매우 긴장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자신을 어떤 면으로든 내세우지 못해서 못견뎌하면 많은 정신적인 에너지가 소모된다. 사람은 누구든지 본능적으로 자신을 내세우고자 하는데 이 본능을 억제하고 겸손하게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신이 배운 것,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 자신의 명예 등 자신의 것이 자주 의식되어 표출되려고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교만의 기저에는 열등의식이 숨어 있다.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였던 알프레드 아들러(Afled Adler)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열등감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우월감을 갈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사명을 이루어야할 리더는 하나님 앞에서 부름 받은 자로서 살아가야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열등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교만해서도 안 된다.
개신교 신학자이며 기독교 윤리학자였던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는 인간은 교만한 존재인데 인간이 갖는 교만에는 네 종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지적인 교만이다. 배운 사람은 배운 것이 교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모르면 모르기 때문에 겸손하지만 배우면 알기 때문에 가만히 있기가 어려운 법이다. 둘째로는 영적인 교만이다. 영적으로 큰 체험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교만하다. 셋째로는 권력적인 교만이다. 권력을 쥔 사람, 권력이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교만한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넷째로는 도덕적 교만이다. 도덕적으로 비교적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교만한 것이 일반적이다. 니버는 다섯 번째 교만으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집단적 교만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즉 인간은 어떤 집단에 속했는가에 따라서 자신의 위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서 집단적 교만을 가지게 된다.
교만의 7가지 특성과 4가지 해결책
교만한 리더는 다음과 같은 7가지 특성을 보인다. 첫째, 교만한 리더는 자기 자신을 숭배한다. 둘째, 교만한 리더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치 않고 자신이 모르는 것, 자신이 잘못한 것을 제대로 시인하지 않는다. 셋째, 교만한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한 영혼이 구원받기 위해서 하나님의 손길과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듯이 모든 일에는 하나님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교만한 리더는 자기 발전의 가능성을 막아 버리는 자기도취에 빠져 더 이상 발전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섯째, 교만한 리더는 단점을 인정치 않아 타인들까지 파멸로 인도한다. '내 임기 중에는 성과 없이 전쟁을 멈출 수는 없다'는 교만한 생각 때문에 몇 대의 대통령을 거치는 동안에도 미국은 가망 없는 월남전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여섯째, 교만한 리더는 다른 사람들을 축하하거나 칭찬해줄 수 없기 때문에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다. 일곱째, 교만한 리더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병들게 하고, 하나님의 일도 오염시킨다. 왜냐하면 교만한 리더는 '내가 죄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완전히 굴복하는 것도 어렵고, 또 교만으로 인해 계속적으로 교회 내에서 불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교만의 4가지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의 임재를 확신해야 교만이 해결된다. 교만한 자는 밑을 내려다보는데 너무 바빠서 위에 계신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 교만한 리더는 항상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시키고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 둘째,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을 인정하고 구해야 한다. 셋째, 좋은 멘토를 두고 지혜를 구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잘못과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필요한 도움을 구해야 한다.
교만 바이러스를 조심하라. 교만은 인간이 빠지기 쉬운 죄요,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끈질긴 악이다. 또한 교만은 사람에게 가장 먼저 찾아와서 가장 늦게 떠나가는 끈질긴 죄이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교만과 자존심을 십자가에 못 박으며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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