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의 결혼관(2)

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 제일교회)

2. 결혼을 위해 승화된 연애의 감정

개혁자들이나 청교도들은 결혼을 창조의 원리이며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선물로 생각했다. 그들은 결혼을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인간의 이상적인 삶으로 인정했던 것이다. 청교도 목사 토마스 아담스(Thomas Adams)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실 때 하나에서 둘을 창조하신 것처럼 결혼을 통해 둘을 하나로 만드신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남녀가 사랑으로 이끌림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 승화된 사랑이라면 남녀는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청교도들의 연애는 참 멋진 그리스도인의 일면을 보여준다. 다음의 편지는 미국 청교도의 거장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가 20세이고 사라 피어퐁(Sarah Pierrepont)이 13세 일 때 찬송가 형식으로 편지를 쓴 것이다. 4년 후 1727년에 그들은 결혼했으며 그녀의 이름은 사라에드워즈가 되었다. 여기 그 편지를 쓴 내용이다. "여기 뉴헤이븐에 한 소녀가 있으니, 온 세상을 만들고 다스리시는 위대한 분의 사랑받는 자라. 그 위대한 분은 그녀에게 은밀하게 오셔서, 철을 따라 넘치도록 달콤한 기쁨으로 가득하게 하시니, 그녀는 아무 걱정 없이 오직 그분을 깊이 생각할 뿐이라네. 그분이 그녀를 너무나 깊이 사랑하는 것과, 그래서 그분이 자신을 멀리 떨구어 놓지 않으심을 확신하는 그녀는 묵상이 깊어지면, 곧 이 세상에서 들려져 그분이 계신 곳에 올라가기를 바라네. 거기서 그녀는 그분과 함께 살고 그의 사랑에 도취되어 영원히 기쁨 가운데 있을 것이리. 그녀 앞에 온 세상의 가장 풍요로운 보배들을 보여준다 해도 그녀는 귀찮게 여기며 거들떠보지도 않으리. 아니 고통이나 근심거리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네. 그녀의 마음에는 신비스러운 달콤함이, 그녀의 가슴에는 한 분만을 향한 고결함이 있으니, 그녀는 가장 의롭고 진실하다네. 아무도 죄악으로 그녀를 설득하지 못할 것은, 세상 전부를 준다고 해도 그녀는 그분을 서운케 할 수 없기 때문이라네. 그녀의 마음에는 기이한 달콤함과 고요함, 우주마냥 넓은 자애가 있으니, 이는 자신을 나타내신 그분을 닮음이라네. 때로 이리저리 달콤한 노래를 부르며 다니고, 기쁨과 환희가 넘쳐날 것이로되 누구도 그 기쁨의 까닭을 모르리. 홀로 있는 시간을 사랑하여 들이나 작은 숲을 걸으니, 보이지 않는 분이 항상 그녀와 담소하기에......" 이렇게 조나단과 사라의 연애 시절의 사랑의 편지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찬송가의 성격을 띄고 있다.

3. 청교도의 결혼의 목적

1)결혼은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그들에 의하면 결혼은 성경대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목적에 따라 한 몸을 이루는 것으로 이해한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목적이란 무엇인가? 청교도들은 결혼이 창조의 법령이며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한 선물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이를 통하여 경건한 자손을 확산하는 것은 당연한 목적으로 이해하였다. 최초의 청교도 성경 번역자인 마일스 커버데일(Miles Coverdale)이 하인리히 벌링거(Heinrich Bullinger)의 [기독교 결혼의식(The Christian State of Matrimony, 1541)]의 번역에서 말한 바와 같이 결혼을 “낙원에서 제정된 것을 축하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청교도는 결혼이 차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바와 같이 인간의 이상적인 삶에 속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 결혼의 목적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4장 2항에 잘 표현되어 있다: “첫째로 부부간에 서로 돕는 것이며, 둘째로 인류의 합법적인 번성에 따라 거룩한 씨로 교회를 증가시키는 것이요, 셋째는 불결과 문란을 막는 것이다.” 그들은 이 세 가지를 결혼의 목적으로 보았다. 이는 제임스 패커의 책 “청교도 사상”에서 나타난 것처럼, “남편과 아내는 서로 돕고 위로하되, 남편과 아내의 사회보다 더 가깝고 더 완전하며 더 필요하고 더 다정하며 더 즐겁고 더 편안하고 더 불변하며 더 지속적인 사회는 없다”. 그들은 결혼을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선물로 생각했다.

2)결혼은 조력자와 위로자와 상담자가 되는 것이다 청교도들은 성경대로 첫 번째 결혼의 제정자이신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아내를 주실 때 아내를 남편의 종이 되게 하신 것이 아니라, 남편의 조력자요 상담자이며 위로자가 되게 하셨다고 믿었다. 위대한 청교도 목사인 메튜 헨리(Matthew Henry)는 그의 주석 창세기 2장 22절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님은 아담의 옆구리에서 취하신 갈비뼈 하나로 여자를 만드셨다. 남자의 머리뼈로 만들지 않으신 것은 남자보다 높아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요, 남자의 발가락에서 여자를 만들지 않으신 것은 남자에게 짓밟히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남자의 갈비뼈로 만든 것은 남자와 평등하게, 그리고 그의 팔 아래에서 보호받고 그의 심장 가까이에서 사랑을 받으며 지내게 하기 위함이다”

3)결혼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간음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결혼생활은 남편과 아내에게 늘 자신의 위치와 의무를 상기시켰을 것이다. 벌링거(Bullinger)의 크랜머(Cranmmer)의 공동 기도서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멍에를 지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자신의 말씀에 따라 그들의 동의로 맺어주신 것이다. 그들은 그때부터 함께 거하며 하나님께서 보내신 의도에 따라 모든 일에 동등한 하나님을 경외함 가운데 자녀를 낳고 간음을 피하고(하나님의 선하신 기쁨에 따라) 서로 돕고 위로하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4장 3항에서 “결혼은 남편과 아내의 상호 도움을 위해 적법한 자녀로 인류를 증가시키고 거룩한 씨로 교회를 증가시키기 위해, 그리고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되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4. 청교도의 배우자 선정

배우자를 선정할 때 청교도들은 세속적인 기준이 아니라 늘 신앙적인 관점에서 출발했으며 막연하게 상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면들을 찾았다. 청교도 목사 헨리 스미스(Henry Smith)는 교인들에게 다음의 다섯 가지 기준을 가르쳤다: “첫째는 그 영성에 대한 평판, 둘째는 경건의 모습과 능력, 셋째는 말이 많은 사람인가 아닌가의 유무, 넷째는 단정함과 검소함의 유무, 다섯째는 그와 그녀의 친구들의 상태 등이다. 청교도들도 남녀의 건강 문제나 지식의 유무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부요나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집착하지는 않았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4장 3항은 배우자는 반드시 기독교인이어야 하며 불신자와 결혼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두드러지게 사악한 생활을 하는 자나 멸망 받을만한 이단 사상을 주장하는 자와도 결혼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서로 맞지 않는 처지에서 한 멍에를 매는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혹시 믿지 않는 아내를 얻었을 경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편은 아내의 구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리스도 앞에 흠이 없는 아내로 서게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아내 역시 믿지 않는 남편을 얻었을 경우, 자기로 말미암아 믿지 않는 남편이 구원을 받도록 그를 주님께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늘 그리스도와 결합한 성도임을 잊지 않고, 은혜 안에서 신실하게 자라도록 믿지 않는 남편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친다. 무엇보다 한 남자가 아내를 택할 때 그는 많이 기도하고 깊이 생각하여 자신의 가치체계를 분명히 세울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다. younsuk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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