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들의 예배 (8)

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 제일교회)

4) 칼빈과 청교도주의에 있어서 예배의 방법 가) 제2계명을 주신 이유 하나님께서 제1계명을 통해 자신만이 예배의 대상임을 밝히시고, 제2 계명을 통해서는 자신이 어떻게 예배할지를 교훈하셨다. 2계명은 인위적인 수단을 도우언하여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 계명을 주신 이유는 “하나님을 형상화하게 되면 거짓으로 위장된 불경건을 행하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을 파괴”하므로(강요1장11. 1항), “하나님께 드릴 합당한 경배가 미신적인 의식으로 모독되는 것을 막기 위함”에 있었다(강요2장8, 17항). 곧 우리의 우둔한 마음이 하나님에 대한 유치한 생각으로 오염되어 외형적인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제2 계명을 주신 것이다.

칼빈은 먼저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설명하면서, 하나님은 “육신이 없으시며, 보이지 않으시며, 만물을 포용하시는 분”으로, 인간의 지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로 오염되고 부패한 인간은 상상을 통해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냄으로 조물주 하나님을 피조물화 하려고 하기 때문에(롬1:20), 제 2계명을 주셨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칼빈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나아갈 때마다 “하나님을 마치 어떤 형상이나 우상의 모습으로 형용하거나 표현할 수 있다고 상상하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하라”고 권하였다.

칼빈은 제2계명이 하나님을 성화로 그리거나 성상의 형태로 만들어 섬기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이해하였다. 그리스도인은 피조물화 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영이시며 진리이신 그분을 찬양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마치 하나님이 우리의 둔한 머리에 의해 이해될 수 있거나 형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처럼, 그분에게 육체적인 어떤 것을 감히 부과하려 하거나, 감각의 수준으로 끌어 내리려고 해서도 안된다. 더구나 제2계명은 무한하신 하나님을 감히 인간의 감각적 지각에 예속시키려는 시도, 곧 하나님을 어떤 형상으로 나타내려고 하는 우리의 무엄한 짓을 억제하며, 종교의 이름으로 어떤 형상을 경배하는 것을 금하므로(강요2장8, 17항), 로마천주교회나 루터파 교회처럼 성화나 성상을 사용하거나 숭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규정하였으며, 이런 예배는 인간의 죄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였다.

나) 제 2계명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로마천주교회 로마천주교회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부패한 인간들은 주 예수 외에 다른 중보자를 찾고 있으며, 성자들이나 천사들, 특히 동정녀 마리아를 모든 은혜의 원천인 것처럼 간주하며, 그의 공로로 인하여 주께서 기도를 들으시는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성자들이 그리스도의 모든 중보직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제 2계명은 인간의 죄성을 억제하고 하나님을 참으로 예배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주어졌으므로, 성도들은 죄성에 의하여 하나님을 찾지 말고 오직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나님을 예배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경이 예배에 있어서 성화나 형상의 사용을 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로마천주교회나 루터파 교회에서는 성화를 평신도들의 책이라고 주장하면서 오늘날도 사용을 권장한다. 성화가 문맹자와 어린이의 신앙교육에 유익하기 때문에 신앙교육을 위해 하나님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나 성화를 이용하여 신앙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빈은 이런 사상이 내포하는 위험성을 이렇게 지적했다: “우상들이 교육받지 못한 자들의 책이라고 칭하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자. 비록 전적으로 헛된 것이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무릎 꿇는 유일한 이유가 경배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형상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 자들, 특히 하나님을 보여주고자 하는 자들에게 여전히 의인화 된 신을 제시하여 주는 것 외에 어떤 유익을 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것들은 가장 타락한 정욕과 음탕함의 본보기 외에 무엇이겠는가?” 칼빈은 성화를 사용해서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결국 신자들을 미신 가운데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인간이 고안한 모든 상징물은 참된 경건을 가르치거나 고무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사람들을 현혹하여 미신에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이 육체적이요 맹목적이며 무능하므로 형상이나 새긴 우상을 통한 교육은 신앙을 쉽게 미신적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청교도 개혁주의의 2계명에 대한 이해

하나님을 성화나 성상의 모양으로 상징화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는 칼빈의 사상은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이 되었다. ‘하이텔베르크 요리문답서’는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의 형상을 만들어서는 안 되며, 말씀을 통해 명령한 것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그를 섬겨서도 안 된다고 했다(96문). 또한 하나님을 어떤 모양을 가진 분으로 그릴 수 없으며, 그려져서도 안 된다. 피조물을 그림으로 그릴 수는 있으나 예배의 상징물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조물의 모양을 만들거나 그것과 비슷한 것을 만드는 것을 금지한다고 하였다(97문), 신조는 교회에서 유아교육을 위해 성화나 성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함과 아울러,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이 생명이 없는 형상에 의하여 배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살아 있는 말씀선포를 통해 교육받은 것을 원하시므로, 우리는 그 하나님보다 더 현명하게 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함으로 교육 목적으로 성화 사용하는 것을 엄히 금하였다(98문).

라)제 2계명에 금지된 것에 대한 입장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작성한 ‘대요리문답서’는 칼빈이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나타낸다. ‘대요리문답서’는 제2 계명에 금지된 죄는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지 않으신 어떤 종교적 예배를 고안하고 의논하고 명령하고 어떤 모양으로 승인하는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또한 하나님의 삼위 전부나 그 가운데 어느 한 위의 표현이라도 내적으로 우리 마음속에, 외적으로 피조물의 형상이나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금한다고 서술함으로 마음속에 성부와 성자, 성령 하나님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 상상하는 것까지 금하였다(109문). 이와 같이 천교도들은 형상이나 성화를 통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비판하고, 오직 하나님이 제정하신 방법과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신령과 진정 가운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마)청교도들과 예술 활동 청교도들이 하나님을 상징하는 물체를 만들거나 예배하는 것을 금하였지만, 예술 활동을 금한 것은 아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조각이나 그림으로 상징화하는 것을 배척하고 그분들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 상상하는 것은 금하였지만, 신적인 상징이 아닌 자연 현상을 그리거나 조각화 하는 등의 예술 활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권장하였다. 그래서 청교도들은 조형물이나 무덤을 장식한 묘비를 세웠는데 그 안에 천사, 짐승, 새, 사람 등의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하곤 하였다.

바)제2 계명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

청교도들은 제2계명이 형상과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금지 사항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보았다. 하나님께서 허락한 은혜의 수단이 성화나 새긴 우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라고 믿고, 이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Cotton). 보스톤교회의 목사였던 존 코튼(Cotton)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말씀과 성례만이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제도이다. 그 위에 다른 것을 첨가하는 것은 주께 대적하며 손상을 끼치는 행위이다. 시각적인 면을 통해 가르치는 것은 성례에 의하여 충분히 시행되고 있다. 주께서는 그의 백성을 위하여 일꾼들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 않고 설교하라고 명하였다. 그러므로 교육하기 위하여 하나님을 상징하는 물건을 고안하거나 만들어서 인간의 감각적 기관을 매료시키는 것은 성경에 의하여 인정받지 못하며 그런 것을 사용하도록 가르치거나 명령하는 자와 따르는 자는 하나님의 법을 범하는 자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입증되지 않은 어떤 칙령이나 법규, 도는 제도들에 근거하여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대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제 2계명에 따르는 온전한 예배 주장 청교도들은 제 2계명의 가르침을 따라 오직 성경에 명시된 대로 예배할 것을 주장하였다. 코튼은 “성경은 내적이거나 외적이며 도덕적이거나 의식적인 모든 예배의 직접적이고 유일하며 충족한 법칙이다. 이 점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입증되고, 모든 기독교 목사들의 일반적인 신앙고백에 의하여 증명된다.”고 하였다. 또한 그는 “성경에 따라 드리는 예배만이 하나님께 합당한 예배이다.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는 말씀에 기록된 대로 드리는 것이므로, 인간이 만든 방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청교도들은 영국 국교회 안에서 사용되는 인위적인 모든 의식을 배척하고, 성경이 제시하는 대로 신령한 예배를 드리도록 주장하였다. 의식은 신약적인 것이 아니라, 구약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younsuk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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