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제가 언제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줄 아세요? 아무리 쉬어도 피곤할 때, 내 코 고는 소리에놀라 잠에서 깰 때, 생일 케이크에 초를 더 이상 꽂을 수 없을 때, 익숙한 번호도 깜박 잊어버릴 때, 유행어나 신조어 등의 요즘 말을 못 알아들을 때, 특히 대화 중에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자주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 제가 나이 드는 것을 느낍니다.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한 표현인 “라떼는 말이야~”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직장에서 꼰대 상사가 자주 하는 꼰대의 언어라고 합니다. 부하 직원의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며 가르치려는 기성세대나 연장자를 비하하는 은어입니다. 얼마 전에는 ‘꼰대’를 재치 있게 풍자한 “꼰대라떼”라는 노래까지 나왔습니다.
“제발 그만그만 그만해. 오늘도 시작되는 꼰대라떼. 아침에 한 잔, 점심에 세잔, 저녁엔 열 잔이나 마셨는데 뻔뻔하게 반복되는 하루가 지나간다. 왕년에 내가 말하신다면 오늘도 시작이구나. 네까짓 게 뭘 알아 궁금하시면 라떼를 한 잔 드세요.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혹시 이 가사에 공감하세요? 기성세대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사입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젊은 동역자들과의 대화 중에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무조건 순종했어. 끝까지 충성했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역했어.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을 들고 갈 각오를 했었어”....
담임목사인 제가 “내가 나 된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망각하고, 너무나 쉽게 범하는 실수이고 잘못입니다.
반면에 요즘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자주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3요”라는 신조어입니다.
“3요”는 직장 상사가 업무 지시를 내리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 MZ세대의 반응을 일컫습니다. 최근에는 “3요”에 “몰라요”도 추가된다고 합니다.
만일 “3요”가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알고,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그 일의 중요성과 목적을 바로 파악하기 위함이라면, 그것은 합당한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지시받는 일이 귀찮아서, 하기 싫어서, 게을러서, 가능한 힘든 일을 회피하고 싶어서, 어떤 책임도 지고 싶지 않아서, 권리는 주장하면서도 의무는 감당하기 싫어서, “왜 나만 이렇게 하찮은 일을 시키지?”라는 피해의식이 심해서 “3요”를 외친다면, 과연 그 결과가 어떨까요?
우선 직장에서 성공은커녕 서바이벌하기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모습은 일터에서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라,”,“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다.”, “착한 행실로 세상을 축복하라.”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터 크리스천의 모습이 아닙니다.
기성세대 여러분! “계속 ‘라떼~”를 외치면, 자칫 잘못하면 자기도취에 빠지고, 남을 특히 젊은이들을 은근히 깍아 내리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라떼는 말아야 ~” 대신에 “하나님의 때는 말이야~“를 외칩시다. 내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나누는 대신에 지금까지 내 삶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눕시다.
MZ세대 여러분! ‘이걸요?’, ‘제가요?’, ‘왜요?’ 대신에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일이니까요.”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 “라떼”와 “3요”를 주의합시다.
01.2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