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물과 기름은 섞일 수 없습니다. 물은 극성이라 물 분자끼리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지만, 기름은 비극성이라서 전기적으로 중립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물과 기름은 상호작용이 잘 안되고 서로 섞이지 않는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삶 속에도 서로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달라서 상호작용이 어렵고 어울리지 못하는 어려운 관계들이 있습니다. 하나 되지 못하는 부부도 있고, 서로 앙숙인 직장인들도 있습니다.
교회 안에도 신앙의 코드가 달라서 서로 불편한 관계를 한 성도들도 있습니다. 서로 같이 예배드리는 것도 같은 다락방에 속하는 것도 불편하고, 주일마다 얼굴 마주치기 싫어서, 계속 예배 시간을 바꿉니다. 아예 온라인 예배를 드립니다.
다민족의 나라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현지인들을 접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우리 가정에도 현지인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자녀들입니다. 초등학생일 때는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청소년이 되면 갑자기 언어와 문화가 다른 현지인들로 돌변합니다.
우선 얼굴을 마주하는 직접적인 대화가 줄어들고, 소통이 어렵습니다. 자녀와 한 식탁에서 함께 밥 먹기가 대통령과 식사하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밥 먹었니? 숙제했니? 차편이 필요하니?”등등 기본적인 대화마저도 카톡이나 문자를 통한 간접적인 대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마저도 자녀가 운전면허를 따는 순간 사라집니다.
하지만 형제가 서로 연합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어떻게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수 없는 관계가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첫째, 내가 상대방보다 잘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합니다. 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다툴까요? 똑똑해서 다툽니다. 내가 너무 똑똑해서 다투고, 내가 너무 똑똑한 척하기 때문에 다투고, 상대방이 나보다 똑똑하지 않음을 드러내려다가 다툽니다. 이런 경우 진짜로 똑똑한 사람이 먼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면 다툼이 멈추고 분쟁이 끝납니다.
둘째, 상대방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상대방도 나처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면, 서로 사랑으로 품습니다. 서로 양보할 수 있습니다. 다툼이 멈춥니다.
셋째, 내가 예수의 이름으로 져 주어야 합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먼저 져 주는 사람이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주 안에서 화평을 이루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못난 놈은 아내와 싸워서 이기는 남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도 먼저 져 주는 것입니다. 싸우더라도 남편이 먼저 져 주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입니다.
넷째, 주안에서 예수님으로 뭉쳐야 합니다. 우리 가족이 서로 물과 기름처럼 도저히 섞일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다른 성도와 하나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물과 기름과 같은 관계를 나아지게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 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오직 우리 구세주 예수님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마요네즈의 주성분은 서로 섞이지 않는 기름과 식초(물)입니다. 그런데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재료를 혼합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달걀노른자를 유화제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달걀노른자에 들어있는 레시틴이 물과 기름을 함께 섞이게 하여 마요네즈를 부드럽고 안정적인 형태로 만들어 줍니다.
물과 기름같이 하나 되지 못하는 성도들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영적 유화제이신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안에서만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주 안에서만이 교회와 가정이 하나가 됩니다. 예수님만이 하나 되게 하십니다.
에수님만이 죄인이었던 우리를 거룩한 하나님과 연합하게 하시고,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가는 양과 같았던 우리가 주 안에서 한 몸을 이루게 하십니다.
이방인과 유대인, 시어머니와 며느리, 장인과 사위, 부모와 자녀, 직장 상사와 직원 등등…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을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형제가 서로 연합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예수님 앞으로 나아갑시다. 주 안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뭉칩시다.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지킵시다.
06.10.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