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치유자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상처로 살아갑니다. 몸에 상처, 마음의 상처, 정신적인 상처가 있습니다.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선천적인 상처,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도 있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전 세계에 5천만 부 이상 팔린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베스트셀러의 저자이자 새들백교회의 담임이었던 릭 웨렌 목사님도 그의 성공적인 삶 뒤에 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뇌기능 부전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졸도할 경우를 대비해서 주일 예배 때마다 늘 다른 설교자들 대기 시켜야 했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아들 매튜가 긴 세월 우울증과 정신질환으로 투병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깊은 아픔도 겪었습니다. 

성경의 인물들도 하나같이 상처로 얼룩졌습니다. 하나님께 드린 예물이 거절당한 가인, 인정받지 못한 상처 때문에 다윗을 질투한 사울 왕, 사랑하는 압살롬에게 배신당한 다윗, 속이고 속았던 야곱, 형들에게 버림받아 노예로 팔려간 요셉, 불임 때문에 모욕당했던 한나,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과부가 된 나오미, 왕자였지만 중증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했던 므비보셋....  

인물 대부분이 깊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았습니다. 상처는 아픔입니다. 자기 연민, 우울증, 무관심, 열등의식, 불안정, 패배의식, 죄책감, 두려움 등을 가져다줍니다. 

사람을 등지게 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외톨이 인생으로 전락하게 만듭니다. 

어떤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고통을 줍니다. 특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큰 아픔을 줍니다. 내가 받은 상처만큼 남에게 상처를 되돌려 주는 보복의 칼이 됩니다. 하지만 상처가 예수님 안에서 치유 받을 때 우리의 삶에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상처 많은 꽃잎이 가장 향기롭다”는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치유 받은 상처에 아름다운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치유받은 상처는 능력입니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액을 짜내어 상처를 아물게 하고, 진액으로 모래알을 감싸 안아 진주라는 보석을 만들 듯이, 치유 받은 상처는 인생을 진주와 같이 귀하고 아름답게 바꾸어 줍니다. 치유 받은 상처는 능력입니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액을 짜내어 상처를 아물게 하고, 진액으로 모래알을 감싸 안아 진주라는 보석을 만들 듯이, 치유 받은 상처는 인생을 진주와 같이 귀하고 아름답게 바꾸어 줍니다. 성장과 성숙을 선물로 줍니다. 영적 맷집을 길러 줍니다. 고난 속에서도 쉽게 넘어지지 않습니다.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으로 사는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치유 받은 상처는 사명입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고, 끝없는 인신공격을 당하여 몸과 마음에 상처투성이인 사도 바울은 그의 몸의 남겨진 상처가 예수를 전하는 예수의 흔적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이처럼 치유 받은 상처는 남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하고, 남의 아픔을 더 공감하고, 남을 진정으로 위로하는 도구가 됩니다. “상처, 별이 되다”(Scar into star)라는 영국 격언처럼 남을 섬기는 별이 되고, 예수의 이름을 높이는 별이 됩니다. 치유 받은 상처는 하나님을 찾고, 만나고, 경험하는 도구입니다. 자아가 강한 인간은 하나님을 찾지 않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숭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뜻과 방식대로 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서면 하나님을 찾습니다. 독일인 신부인 안셀름 그륀(Anselm Grun)이 “상처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장소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깊은 상처를 받을 때 하나님을 찾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도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사람들에게 거절당하시고, 제자들에게 배신당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수치와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극복하시고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신 예수님은 ‘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이십니다. 그 분은 상처받은 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져 주시고 상처받은 자들을 치유해 주십니다. 예수님처럼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시지 않겠습니까? 예수님처럼 상처 입은 자들을 섬기시지 않겠습니까?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니라”(히 2:18)

10.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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