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신학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혹시 ‘달고나’ 신학에 대해서 들어보셨습니까?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제가 ‘달고나’ 만드는 과정을 생각하면서 정리한 신학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따라 ‘뽑기’라고도 불리는 ‘달고나’는 설탕을 녹인 뒤 베이킹 소다를 넣어 부풀리고 철판에 부어서 납작하게 누리고 틀을 사용하여 모양을 찍어내 만드는 설탕과자입니다.

어린 시절, 하교 길에 골목 코너에서 풍겨나는 달고나의 달콤한 냄새를 뿌리치지 못하고 길거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달고나에 찍힌 모형을 바늘로 찔러 뽑으며 먹던 추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빨을 썩게 만드는 길거리 불량식품으로 낙인이 찍혀 부모님이 금지했던 간식이었지만, 지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오징어게임’ 때문에 전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달고나 세트’상품이 아마존에서 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정리한 ‘달고나 신학’에 대해 들어보시겠습니까?

 

첫째는 희생의 신학입니다.

달고나를 만들려면 설탕을 녹이기 위해 먼저 국자에 설탕을 넣고 불로 가열합니다. 설탕이 녹을수록 설탕의 원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설탕이 녹아야 달고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희생이 따릅니다. 나의 자아, 나의 교만, 나의 욕심이 성령의 불로 녹여져야 합니다. 나의 옛 생활방식이 사라질 때 주안에서 새롭게 됩니다.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온전한 사람으로 변화됩니다.

 

둘째는 용납의 신학입니다.

불로 가열해서 녹인 설탕에 탄산수소 나트륨인 베이킹 소다를 넣고 나무젓가락으로 젓습니다. 만일 설탕이 베이킹 소다와 섞이는 것을 거절하면 설탕은 부드럽게 만들어지지 못한다고 합니다. 베이킹 소다가 이산화가스를 발생시켜서 설탕을 부풀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은 용납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는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 공화당과 민주당, 호남과 영남, 한어권과 영어권, 부모와 자녀, 아내와 남편... 예수님의 이름으로 서로 용납할 때 서로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고, 하나가 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됩니다. 영적으로 세워져서 함께 복음의 지경, 사랑의 지경, 섬김의 지경을 넓히는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습니다.

 

셋째는 고통의 신학입니다.

설탕과 베이킹 소다가 섞인 액체를 식기 전에 철판에 부어 납작하게 눌러준 후에 동그라미, 세모, 별, 우산 등의 틀로 다시 꾹 눌러줍니다. 찍힌 모형을 깨뜨리지 않고 떼어내기 위해 뾰족한 핀이나 바늘로 수없이 찌릅니다. ‘오징어게임’에서처럼 불빛에 비추고 혓바닥으로 녹이기고 합니다.

신앙생활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주안에서 고통은 변장된 축복입니다. 차가운 현실, 질병, 좌절과 낙담, 그리고 크고 작은 어려운 일 등등...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기 위하여 눌리고 다듬어지는 고통을 수없이 감수해야 합니다. 또한 정금과 같은 신앙인으로 빚어지지 위해서 뾰족하고 날카로운 검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계속 찔림을 받아서 나의 못난 모습을 조금씩 떼어내야 합니다. 수시로 말씀의 빛 앞에 서고, 나의 심령을 예수님의 빛으로 비추어 신앙생활에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기쁨의 신학입니다.

달고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기쁨을 줍니다. 달달한 냄새, 친구들의 웃음, 뽑는 재미와 성공을 기억하는 기쁨을 줍니다. 또한 달고나의 우아한 변신이 기쁨을 줍니다. 달고나 라떼, 달고나 밀크티, 달고나 마카올, 달고나 아이스탑핑 등 새롭고 다양한 방법으로 달고나 특유의 달콤한 맛을 즐기는 기쁨을 줍니다.

신앙생활에 기쁨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기억하며 기뻐합니다.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시는 예수님과 동행함으로 기뻐합니다. 예수님 안에 거함으로 항상 기뻐합니다.

세상속에서는 정치, 경제, 사화, 문화, 연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립니다. 가정에서는 크리스천 가족으로 작은 천국을 이루는 기쁨을 누립니다. 교회에서는 교사, 봉사자, 다락방공동체, 믿음의 형제자매, 예배자, 기도자로 세워지는 기쁨을 누립니다. 어떤 고난도 감당할 믿음과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기쁨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오늘도 달고나 신학에 담긴 신앙생활의 원리를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04.0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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