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쉴 수 없어(I can’t breathe)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숨을 쉴 수 없어!” 위조지폐를 사용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8분 46초 동안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숨져가면서 외쳤던 마지막 말입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오랜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 폭력에 분노한 미국인들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연예인들과 프로 운동선수들이 “숨을 쉴 수 없다”란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SNS에 올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정의 없이 평화 없다’(No justice, No Peace), ‘더 이상 참을 수 없다’(Enough is enough)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등의 구호를 들고 거리로 나와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플로이드는 한때 수감생활을 했지만, 그 후 방황하는 흑인 청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에 헌신하던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가 “쉼을 쉴 수 없다”를 외쳤던 그날 이외에도 그는 흑인 남성으로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숨을 쉴 수 없었던 많은 순간들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편의점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았을 때,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자동차 밖으로 나오라는 경찰관의 명령을 들었을 때, 비무장과 비저항임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길바닥에 눕혀져서 꼼짝달싹하지 못했을 때, 특별히 46세의 나이로 사랑하는 두 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야 했을 때, 그는 억울함, 공포, 좌절, 그리고 이별의 슬픔으로 인해 숨을 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 자신을 누르고 있는 경찰에게 “제발, 제발”(please, please)을 외치며 ‘엄마’를 불렀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요즘,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미국에 사는 우리 모두는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경찰의 과잉 폭력, 백인 우월주의,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들, 인종을 초월한 사회적 불의로 인하여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이번 코로나사태로 인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타격, 그리고 어렵게 다시 오픈한 비즈니스를 닫게 만든 비상사태와 통행금지령,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욕설을 퍼부으며 약탈과 방화를 일삼은 범죄자들.... 

평화시위를 망치는 방해꾼들, 불길에 휩싸인 상점들, 모든 것을 잃고 슬퍼하는 상점주인들, 친절하고 정의로운 경찰관들까지도 불의한 경찰관들로 간주되어 위협받는 현실을 지켜보며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A 폭동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같아서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영적인 숨을 쉬어야 합니다. 영적인 숨을 쉬기 위해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 안에 거해야 합니다. 

또한 영혼의 호흡인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합니다. 코로나와 폭동으로 인해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입은 이웃들을 위하여 사람들의 분노가 누그러지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약탈, 방화, 그리고 폭력을 일삼는 자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기도해야합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서 모든 불의와 악행이 멈추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로 인해 이 땅에 평화가 넘쳐나도록, 이 땅에 진정한 부흥이 일어나 모든 생명들이 다시 숨을 쉬고 소생하도록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와 플로이드 사건으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습니까? 만일 믿는 우리마저 영적으로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친다면 이 세상에 소망이 없습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영적 부흥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일어납시다.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임하도록, 이 땅에 진정한 영적인 부흥이 일어나도록 숨을 크게 들이 쉽시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고 외칩시다. 

“나는 숨을 쉴 수 있다!!!”(I can breathe!!!)

 

06.1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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