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으켜 세우는 손길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4월말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300만이 넘었고 미국 확진자는 100만이 넘었습니다. 미국 사망자가 오랜 베트남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사망자수보다 더 많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껏 인류가 경험했던 어떤 재앙보다 더 강력하게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지구촌의 모든 나라, 모든 족속들의 삶이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올 연말, 미국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 대신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올해의 바이러스’로 선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우리는 이미 많은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밀레니엄버그(Y2K, 2000), 탄저병(Anthrax 2001), 웨스트나일(West Nile Virus 2002), 사스(Sars, 2003), 조류인플루엔자(Bird Flu 2005), 이콜라이(E Coli, 2006), 돼지인플루엔자(2009), 에볼라바이러스(2014), 메르스바이러스(2015), 지카바이러스(2016)....

이외에도 걸프전쟁(1990), 로스앤젤레스 4.29폭동(1992), 노스리지 지진(1994), 9.11테러(2001), 버지니아 공대총기난사사건(2007),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2008), LA인근 라하브라 지진(2014), 연방수사 당국의 LA자바시장 급습(2014),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2017) 등등...

모두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안겨준 끔찍한 사건들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중에 여러 사건들을 제가 직접적으로 겪었고, 또한 제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겪었습니다.

우리에게 예고 없이 찾아와 고통을 주고 상처를 남긴 사건들... 그 고통의 자리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먼저, 고통의 책임이 하나님께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악의 제공자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악한 세상을 창조하지 않으셨고 따라서 도덕적인 책임도 없으십니다. 인간의 고통은 죄의 결과이고, 그 뒤에는 사탄의 역사가 있습니다. 어둠의 세상 주관자인 사탄의 목적은 도적질, 죽음 그리고 파괴입니다.

고통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이끄는 도구임을 알아야 합니다. C.S 루이스는 “고통이란 귀먹은 세상 사람들을 흔들어 깨우기 위한 하나님의 메가폰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고통은 죄인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에게 허락하신 징계입니다.

우리를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중에 있을 때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우리를 성숙한 믿음의 사람으로 만드는 도구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고통을 통해 우리를 연단시키십니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온전한 그릇으로 빚으십니다. 우리는 고통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반석위에 세워지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가 겸손해지며, 거짓 없는 진실한 신앙인이 됩니다. 우리의 고통을 통해 다른 사람을 섬기는 도구로 변화됩니다.

마지막으로, 고통이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도구임을 알아야 합니다. 에밀 라누(Emil Renouf)의 ‘돕는 손’(The Helping Hand)이란 그림 안에는 심각한 표정의 어린 소녀와 웃고 있는 노인이 작은 배의 노를 젓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가 가느다란 손으로 힘겹게 노를 젓는 반면에 노인은 어린 소녀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습니다. 이 배는 과연 누구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을까요?

나 홀로 내 인생의 배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같이 배에 타신 하나님께서 노를 젓고 계십니다. 그분은 절대 나의 고통을 외면하시지 않으십니다.

내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도, 그리고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도 나와 함께 하십니다. 절대로 나를 떠나지도 아니하시고 나를 버리지도 아니하십니다. 나의 하나님은 나를 고통에서 건져 주시는 ‘나의 돕는 손길’이십니다.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나의 돕는 손길’이신 주님을 온전히 의지함으로 고통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시기를 기원합니다.

‘곧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139:10).

 

05.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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