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와 커먼센스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급속도로 전 세계로 퍼지며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보려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중국노선 운항을 취소, 중국여행 금지령, 중국인 및 중국체류 외국인 입국 금지조치 등 강력 대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두려움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컨트롤이 불가능한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는 비상식적인 행동입니다.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중국인 혐오, 더 나아가 모든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신문 ‘루 쿠리에 피카르’는 1면에 마스크를 쓴 중국 여성의 이미지와 ‘누런둥이 주의’를 헤드라인으로 실었습니다.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동양계 학생의 수업 참석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뉴욕 맨해튼 전철역에서 흑인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에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더럽다고 욕하며 폭행을 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의 말처럼 우리가 힘을 합해 싸워야 할 적은 ‘중국인이 아니라 바이러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종을 가리지 않고 전파되는 바이러스를 인종과 연결시키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입니다.

두 번째는 몰상식한 행동입니다.

중국 정부가 몰상식한 행동으로 사태를 키웠습니다. 중국정부가 ‘우한폐렴’ 사태를 초기에 경고한 우한중심병원의 안과 의사 고(故) 리원량을 사회질서를 해치는 거짓 소문 유포자로 낙인을 찍었고, 사건을 은폐하려 하다가 발병 한 달 후에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의 몰상식한 행동은 마스크 품귀 현상을 일으켜 바이러스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합니다. 일본에서는 마스크 가격이 10배가 올랐고, 한국에서는 이미 받은 주문을 취소하는 판매자도 있었고, 인천 공항에서는 ‘마스크 1만개’를 반출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중국인도 있었습니다. 그릇된 몰상식한 행동은 바이러스 방지와 확산을 막는 노력에 큰 장애물입니다.

세 번째는 상식적인 행동입니다.

지금은 ‘30초 손 씻기, 손으로 얼굴, 눈, 입 등 만지지 않기,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 옷소매로 코와 입 가리기, 손 세정제 사용, 마스크 착용, 악수 대신에 목례’ 등 각자 기본적인 개인위생에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서로가 지켜야 할 상식적인 행동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를 흔드는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들은 비상식적인 행동과 몰상식한 행동을 거부해야 합니다. 욕설, 협박, 혐오, 집단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사람들과 공포, 두려움을 조성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전염병보다 더 바르게 SNS에 퍼지는 가짜 뉴스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 내린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정죄의 화살을 부러뜨려야 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의 말처럼 ‘무고한 이들에 대한 낙인찍기’를 막아야 합니다. 또한 교회, 가정, 일터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위생과 건강을 지키는 일에 힘씀으로 상식적인 행동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 가지 더 실천해야 할 행동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우리는 예수님 닮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이웃의 고통에 공감해야 합니다. 각 나라마다 전세기로 자국민들 귀국시키는 상황에서 우한에 갇혀 극도의 불안에 떠는 우한 시민들의 고통에 공감해야 합니다. 감염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코로나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의 수고에 감사와 격려를 보내야 합니다. 이 사태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감염자들,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하루 속히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도록 기도해야합니다.

크리스천의 상식은 세상의 상식을 뛰어넘는 예수님의 지혜와 사랑입니다. 슬퍼하는 사람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사람과 함께 기뻐합니다. 고통 중에 있는 우리의 이웃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는 행동이 크리스천인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상식적인 행동이 아닐까요? 이것이 예수님 닮은 행동이 아닐까요?

 

03.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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