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몇 년 전 플러턴 지역에 지진이 났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수도관이 파열되고, 정전이 되고, 담장이 무너지고, 벽에 금이 가고, 부엌의 그릇들이 깨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서 여러 성도님들 가정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저희 집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벽에 금이 가고 문틀이 뒤틀려 문이 잘 안 닫히고 정원의 담이 무너졌습니다. 특별히 아끼던 찻잔들이 깨져서 아내가 매우 섭섭해 했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깨어짐을 경험합니다. 다양한 깨어짐 중에도 관계의 깨어짐에서 비롯된 아픔과 좌절은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망의 씨앗이 담긴 깨어짐도 있습니다. 계란 껍데기가 깨어져야 병아리가 태어납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속에서 깨어질 때 새 싹이 돋아납니다. 어머니의 양수가 터져야 생명이 탄생합니다. 예수님의 몸이 깨어짐으로 죄인 되었던 우리가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도 깨어짐은 필수입니다. 우리는 자아의 깨어짐이 있을 때 하나님의 사람으로 태어납니다. 자기 교만과 자기 의존의 껍데기가 벗겨집니다. 더 이상 나의 힘으로 살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삽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 나라의 일군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환경을 통해 나의 자아를 깨뜨리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물고기의 뱃속에서 요나의 자아를, 오랜 광야 생활을 통해 모세의 자아를, 몸의 가시를 통해 바울의 자아를 깨뜨리셨습니다. 그 하나님은 오늘 날도 다양한 환경을 허락하셔서 우리의 자아를 깨뜨리십니다. 갑자기 찾아온 질병, 거듭된 사업실패, 반항하고 대드는 사춘기 자녀들을 통해 우리의 자아를 깨뜨리십니다.
우리의 삶이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와 같이 절망으로 변할 때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우리의 자아가 깨어집니다. 우리가 거룩한 하나님 아버지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 분을 대면할 때 우리의 자아가 깨어집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그분을 경배하게 됩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을 대면한 후에 “나는 입술이 부정한자”라고 고백했습니다. 모세가 시내산 떨기나무 가운데서 부르시는 하나님과 대면했을 때에 두려워 얼굴을 가렸습니다. 부르심에 순종했습니다. 다윗이 나단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책망을 들었을 때 그의 자아가 깨졌습니다.
깨어짐은 나의 약함입니다. 그러나 나의 약함을 통해 하나님의 강하심이 드러납니다. 내 힘으로 사는 일을 멈추고 성령의 능력을 덧입는 삶을 살게 합니다. 내 실력으로 살지 않고 십자가의 능력으로 살게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게 합니다. 세상적으로 성공한 삶이 아니라 예수님을 증거 하는 증인의 삶을 살게 합니다.
이제 깨어짐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깨어짐은 신앙생활의 필수입니다. 깨어짐은 우리를 하나님의 사람, 작은 예수가 되게 하는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으로 아무도 꺾지 못하는 나의 고집과 아집이 깨어져야 합니다. 겸손을 가장한 나의 교만이 깨어져야 합니다. 나의 의인인식과 정죄 의식이 깨어져야합니다. 나의 강한 자아가 깨어질 때 비로소 내 영혼의 개어진 질그릇에 담긴 예수님의 빛이 찬란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연약한 내가 세상을 축복하는 예수님의 교회로 우뚝 서게 됩니다.
09/2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