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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쓰는 방식에 관하여

백승철 목사 (사모하는교회. 시인. 문학평론가)

여름이 무르익을 쯤 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회장 임승쾌 장로. 북가주 크리스천타임즈 발행인)에서 주최하는 독후감 공모 기사가 사방 눈에 띈다. 벌써 10회째다. 회를 거듭할수록 한국을 제외한 해외동포들에게 신앙도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것은 옛말이다. 하루가 짧게 변하는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찰나의 순간을 여유 있게 만들어 하나님에게 고정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시공간의 영향 없이 나의 삶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연습이 책읽기다. 올해는 총 7권이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마음을 따르지 않을 용기, 타데우스 윌리암스, 두란노> <어쩌다 거룩하게, 나디아 볼즈웨버, 윤종석 역, 바람이불어오는곳> <일상의 유혹, 손성찬, 토기장이>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최상훈, 규장>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 박영호, 복있는사람> <특별한 빛을 보내오는 사람들, 김기석, 도서출판 KMC> <생명언어로 가는 입술의 성화, 이인미, 시시울>

추천도서 제목만 읽어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특별한 것은 한국인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작가의 작품이 한 권씩 선정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회는 엘에이에 거주하는 이인미의 ‘생명언어로 가는 입술의 성화’가 선정되었다.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작가로서도 영광이지만 타국의 정서를 책을 읽는 독자들도 서로 공유할 이야기가 있다.

독후감은 의외로 간단하다.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을 적는 것이다. 너무 간단한 논리이기 때문에 혹 복잡하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 문장으로 만들고 제목을 설정하라. 책을 선정한 이유, 저자 정보,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라. 그 요약된 내용을 세부적으로 감정이입해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을 놓치지 마라. 그리고 마지막 결론에 이르러 책을 읽기 전과 후에 나타난 현상과 미래 나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를 예측해 보라. 이 정도면 단순 독후감이 아니라 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후감에 있어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책 내용의 요약은 명확해야 한다. 명료성은 책을 읽은 독자가 그 책에 대해 논리적으로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 내용을 요약할 때 주의 사항은 그 내용을 내 것처럼 표현하려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읽은 책의 내용은 독자의 산물이 결코 아니다. 독후감을 읽고 느낌점을 기록하는 주어는 항시 1인칭인 ‘나’이다. 주어가 2인칭, 3인칭이 되면 그것은 독후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설득, 설교, 훈계, 논평, 논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독후감은 나의 느낌을 적는 것이다. 신앙도서 독후감에서 가장 많은 실수는 간증문형식이다. 독후감은 간증문이 아니다. 독후감은 요약, 비평, 서평, 평론도 아니다. 하지만 독후감의 문장은 논리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것은 주최 측에서 독후감 공모 시 제시한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테면 글자 크기, 분량, 간격 등 틀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필자는 신앙도서독후감공모 1회부터 심사위원으로 섬기고 있다. 한 해, 한 해 고개를 넘으며 꾸준히 독후감공모를 이어가는 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에 감사가 깊고 넓다. 굳이 독후감에 응모를 하지 않더라도 추천도서를 통해 매년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이로운 일은 독후감 수상자 중에 김복숙 시인은 이미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지난 9회 응모자였던 임지영은 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독후감 공모를 통해 영향력 있는 기독교 작가를 소망하는 마음도 식지 않고 있다. 올해도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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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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