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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의 경건생활 (The Piety of John Calvin)

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제일교회)
이윤석 목사

I. 칼빈이 생각했던 경건

 

‘경건’에 대한 칼빈의 생각은 철저히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부터 하나님 경외하고 섬기도록 지시하는 태도와 행위 모두를 포함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건은 참된 지식, 진심으로 드리는 예배, 구원받는 믿음, 부모에 대한 공경, 깊은 신앙심의 복종 그리고 숭고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사랑을 포함한다. 기독교강요를 시작하면서 언급했던 것처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누구이신가를 참으로 알 때에 그분을 향한 바른 태도를 가질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칼빈은 '경건'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함으로, 그것을 통해서 기독교인의 올바른 예배와 종교, 지식과 삶을 설명하려고 했다.

칼빈은 그의 요리문답서 첫 번째 항에서 “참된 경건은 그 분에게 죄를 범하는 것을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두려워하며, 그 분의 의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그리고 그분을 여호와 하나님으로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것만큼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사랑하는 신실한 감정이 있다”고 경건을 언급한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은 그분에 대한 지식과 함께해야 하며, 이로서 삶의 전반에서 하나님을 기꺼이 받아 드리게 되는 것이다. 칼빈에게 있어서 경건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시작과 현재와 최종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인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경건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칼빈은 성경의 교훈에 근거하여 기독교인의 삶은 이 세상에서 완성될 수 없는 영적 성숙의 한 과정으로 설명하며 기독교인의 삶의 본질은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특히 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십자가를 지는 모습 속에 표현된다. 칼빈은 내세의 준비를 위한 경건한 삶의 절제를 말하면서도 현재의 기쁨을 잃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칼빈 사상의 특징은 극단적인 관점들 사이에서 중도를 찾으려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삶을 위해 1549년「기독교인의 삶과 대화」를 썼다. 1559년 라틴어로 된 「기독교강요」결정판에서 3권 20장에 「기도에 관하여」에는 경건한 삶을 위한 주기도의 완벽하면서 축약된 주석이 있다. 

칼빈에게 있어서 경건은 단순히 신자가 도달하는 어떤 종류의 경지나 ‘영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건은 신자가 하나님과 어떤 관계인지를 드러낸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경건에는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부분과 우리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부분이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것이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건은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1. 언행을 통한 경건

 

1) 칼빈의 저서들에 나타난 ‘경건(pietas)’의 의미

 

(1) 칼빈 이전의 전통적인 개념

 

‘경건’은 칼빈에게서 시작된 개념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고대 사회로부터 이미 존재해왔던 용어이며 개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종교와 사회 속에도 존재해서 성서 속에 나타나고 있는 용어이다. 그런 전통을 이어받아 교부들과 어거스틴, 토마스 아퀴나스, 에라스무스 등 많은 사람들은 경건의 개념과 의미를 논하기도 했다. 원래 고대세계는 종적인 체계를 중심으로 한 사회들로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정을 가장 기본적으로 했다. 그러므로 사회들의 기초단위가 되는 가정 내에서의 구성원들 간의 결속이 중시되었으며, 이는 특히 가장과 가족들 사이를 묶어주는 유대를 중심하였으며, 그것은 거의 종교적인 것이었다고 할 정도로 중요했다. 이런 맥락에서 "경건"은 우선 부모와 자녀들과의 관계에 관련된 것이었다. 자녀들이 부모를 두려워하고 존경하여 따르는 품성이나 태도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이런 경건이 가정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 국가의 차원으로 확대됨으로, 그것은 국가와 국왕에 대한 시민의 경외와 충성이라는 덕목의 의미를 추가하게 되었다. 이와 아울러 고대사회는 다신교 사회로서 각종 종교들과 제의들이 발달했는데, 그 속에서 ‘경건’은 신들에 대한 숭배나 열심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물론 칼빈이 이런 의미로 경건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의미를 다소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2) 1538년에 라틴어로 출판된 칼빈의 최초의 요리문답서

 

여기서 그는 경건(pietas)을 정의하고 있다. 칼빈에게 있어서 경건이란 기독교신앙과 생활에 관한 그의 전체적인 이해와 실천을 요약한 단어이다. “진정한 경건은 하나님의 심판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두려움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의 심판은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참된 경건이란 오히려 하나님을 아버지로 사랑하며 주님으로서 두려워하고 경외할 뿐만 아니라, 그분의 의로움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거역하는 것을 죽음보다 더 무서워하는 신실한 감정이다. 이 같은 경건을 가진 자는 누구든지 자신을 위해 성급하게 어떤 신을 고안해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그에게서 참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찾으며, 그가 자신을 보여주고 선언하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라고 쓰고 있다.

 

(3)「기독교강요」에서 경건(pietas)

 

칼빈은 간략하게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들을 알 때 나타나는 경외감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연관된 것”으로 정의한다. 칼빈은 pietas 뿐만 아니라, religio라는 단어도 제시한다. “하나님에 대한 열렬한 두려움과 관련된 신앙으로,  여기 나타나는 두려움 안에는 자발적인 경외감이 포함되며 그 경외감과 더불어 율법에 말씀하는 것과 같은 합당한 경배가 따른다” 이런 것들은 ‘신앙, 두려움, 경외함, 사랑, 지식' 등을 포함한다. 신앙과 두려움을 가진 종교로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경외와 사랑의 경건함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포함한다.

 

(4) 칼빈의「시편주석」(119:78)

 

  여기서 경건(pietas)의 참된 본질은 신자들의 두 가지 표정에서 나타난다고 말한다. 첫째는 경외, 그분을 아버지로서 생각하고 순종하는 것, 둘째는 두려움, 그분을 주님으로서 섬기는 것, 믿음에 근거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5)「예레미야주석」(10:25) 

 

지식도 또한 경건(pietas)의 개념 속에 들어 있다. 칼빈은 하나님 지식(cognitio Dei)이 경건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말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invocatio)은 하나님 지식의 열매요 경건의 증거이다.「기독교강요」에서 칼빈은 경건(pietas)에 이르는 첫걸음이 곧 “하나님이 우리에게 아버지가 되신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6) 「에스겔서에 대한 강좌」(18:5)

 

경건(pietas)은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 또는 경외를 가리킨다. 그러나 우리는 형제들 사이에서 정당한 삶을 누릴 때도 또한 하나님을 사랑한다.

younsuklee@hotmail.com

07.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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