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 규제, 어디까지 나아가고 있나(2)

BBC, 바이든 행정부 총기 규제 법안 서명으로 총기 폭력 사건 대처에

돌격 소총 금지

 

미국에서 인기 있는 AR-15와 AK-47 또한 일반적으로 '돌격 소총'으로 알려진 반자동 소총류이다.

권총의 탄환보다 더 빠르고 큰 직경의 탄환을 발사할 수 있는 돌격 소총은 살상력이 훨씬 뛰어나며, 현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총기 난사 사건 등에서도 이용됐다.

 

현 상황은?

 

지난 1994년 10발 이상의 탄환을 장전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와 탄창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이 도입됐으나, 10년 후인 2004년 9월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 법이 만료하게 놔뒀다.

이 10년이 전반적인 범죄 활동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관련 연방법이 부재하자 7개 주와 하이랜드파크 등 몇몇 도시는 특정 종류의 고출력 반자동 소총을 금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에서 개인이 소유한 돌격 소총은 약 2000만 정 규모로 추정된다.

 

그 다음은?

 

공격용 무기를 몇몇 법안은 법률적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하급 법원이 지지한 경우이더라도 최근 대법원은 이를 재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되면 공격용 무기 금지법은 위헌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총기 소지 및 보관 규정 강화

 

비록 총을 소유하기 위해선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연방법은 없지만, 몇몇 주에서는 총기 소지자에 대한 일부 의무적인 훈련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몇몇 주에서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보이지 않게 총을 소지하는 등) 무기를 숨겨서 들고 다니기 위해선 관련 강의를 듣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총을 잠금장치가 채워진 곳에 보관하지 않으면 총기를 도난당하거나, 어린이가 사용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고 한다.

 

현 상황은?

 

앞서 6월 말 미 대법원은 자택 밖에서 총기를 휴대할 때 사전에 면허를 받도록 한, 100여년 전 마련된 뉴욕주의 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로 특정 종류의 총기에 대해 허가받도록 명시한 다른 주의 주법 또한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를 반드시 잠금장치가 채워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마련된 주는 13곳이다. 또한 어린이나 유죄판결을 받은 중범죄자 손에 총기가 넘어갈 경우 총기 소유자를 처벌하는 주도 있다.

 

그 다음은?

 

방아쇠 잠금장치, 총기 보관 요건, 의무 훈련 수료 등은 책임감 있는 총기 소유를 장려하기 위해 제안된 방안이다.

총기 소유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을 고려할 때, 하급 법원은 이러한 방안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지 등을 꼼꼼히 검토할 것이다.

 

교직원 무장

 

총기 규제 반대자들은 교사가 총기 사용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가 이러한 '교사 무장론'을 강력하게 외치던 인물이기도 했다.

일부 총기 옹호자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총기 소지 또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외곽지역에 사는 나이 든 총기 소유자들은 자신이 어릴 적 학교에 총을 들고 와 점심에 사냥하던 추억을 즐겁게 회상하곤 한다.

 

현 상황은?

 

지난달 초 오하이오 주지사는 교사들이 사전에 24시간의 교육 훈련만 받으면 교내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총기 난사 사건 시 아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다는 방탄 책가방의 판매량은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급증했다.

 

그 다음은?

 

미국 사회에선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이 점점 더 빈번해지면서 여러 지역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교사들은 총기 무장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텍사스주에선 공립학교 교사 32만 명 중 약 250명만이 주정부의 무장한 "학교 보안관"으로 지원했다.

 

학교의 요새화

 

많은 보수적인 총기 소유자들은 학교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학교를 쉬운 목표물에서 요새처럼 강하고 어려운 목표물로 바꿔놓자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에 따르면 정부 청사 등 잠재적으로 테러 공격의 목표물이 될 수 있는 건물은 이미 다 요새화돼있는데, 왜 학교는 그렇지 않냐는 것이다.

학교를 포함한 상점, 극장, 교회 및 여러 공공장소에서 무장한 경비원을 배치하고, 문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여러 보안 조치를 기본적으로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현 상황은?

 

미국에선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학교에 무장 경비원이 배치돼 있다. 관할 경찰대서 소속된 경우가 많으며, "학교 전담 경찰관(SRO)"으로 불린다.

그러나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도 무장 경비원이 있었으나, 경찰은 이 총격범과 맞서는 데 한 시간 넘게 소요했다.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고등학교에 주둔하고 있던 경찰관도 총격범에 맞서지 못했고, 이후 아동 방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새로운 총기 법안에 따라 학교의 보안 강화를 위해 3억달러가 지원되며, 교내 정신 건강 지원 서비스 확대를 위한 지원금도 마련됐다.

 

그 다음은?

 

학교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학교가 공항처럼 총기를 들고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펼친다.

그러나 우선 미국의 상업 공항은 약 500곳이지만 전국적으로 학교 수는 약 13만에 이른다.

결정적으로 입출입을 제한하기 위해선 건물의 진입점을 한 곳만 마련해야 하는데, 특성상 수백 명이 수시로 드나드는 학교 건물이나, 캠퍼스 내 건물이 여러 곳인 학교에서는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인건비 등 이러한 보안 조치를 마련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3억달러는 물론 정부가 예산을 전례 없는 규모로 쏟아붓는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08.0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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