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된 사모, 행복한 사역

회복된 사모, 행복한 사역

황순원 사모 (CMF사모사역원 원장)

40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주님 손에 이끌려온 길을 돌아볼 때 한 가지 내려지는 결론이 있습니다. “사역이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입니다.” 수많은 날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땀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되는 것이 있고 그렇게 열심히 해도 되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열리는가하면 그렇게도 간절히 사모하고 하고 싶은 일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일도 생깁니다.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던 그 당시에 눈물 흘리며 헌신하던 그때는 헌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마냥 주님께 이 생명 드리겠다고 외쳐왔습니다. 그러한 헌신의 목소리도 다 듣고 계신 하나님은 수십 년이 흘러간 오늘에 와서 보니 모든 소원을 다 이루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들을 사용하시는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을 쓰십니다. 때로는 쓰시기 위해서 준비시키십니다. 하나님은 역사가 흘러갈 때마다 많은 대중을 사용하시는 것보다 지도자 한사람을 들어 사용하시기를 좋아하십니다. 성경의 인물들을 나열해보아도 그렇습니다. 노아를 불러 방주를 만들게 하시고 아브라함을 불러 믿음의 조상으로 만드시고 모세를 불러 이스라엘백성들을 애굽에서 구원해 내시었습니다. 다윗을 부르시어 골리앗을 이기게도 하시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을 묵상할 때마다 사모들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릴 적부터 사모가 되고 싶어서 스스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런지요.

1980년대 필자가 영국에서 각 교회마다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쓰고 있는 논문을 위해 교회를 방문하여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 교회 사모를 만나 몇 가지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1)사모로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요? 2)사모가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요? 대부분의 사모들은 남편이 목회하는 목사이기 때문에 외롭다고 합니다. 또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후회한다는 사모도 있는 반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하다 재미있다 주일이 보람있다 이런 대답이 주였습니다.

행복하다는 사모에 대해 호기심이 나서 더 자세하게 질문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자신의 신앙고백과 배경은 어떠한지? 하는 질문에 그 사모님은 4대째 크리스천가정에서 태어나 사모가 되고 싶어서 목사와 결혼을 하였고 지금까지 행복한 목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교회 사모들이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던 그 시절에 영국사모는 남편의 목회를 돕는 즐거움이 다른 그 어떤 것에 비교할 수 없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교회는 사모의 자리가 확실하게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모여드는 유학생들로 구성된 교회인데 언어의 장막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설교 전 짧은 스킷드라마로 성도들에게 설교의 내용을 전달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영어가 잘되지 않는 유학생들에게는 설교를 이해하는데 더 없는 도움이 되어 많은 유학생들이 모여드는 교회였습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드라마를 연기하는 연기자들이 프로급이 아니고 핸디캡들이었습니다. 사지가 불편한 사람들, 아니면 정신지체자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더욱 감명적인 것은 그 드라마를 담임목사님 사모님이 직접 인도하시며 매주일 드라마를 만드시는 것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에도 당당하게 목사님 곁에 서서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모습 속에서 사모의 뚜렷한 정체성을 보았습니다. 그 사모님은 외로울 시간조차, 이유도 더더욱 없다고 하십니다. 당당하고도 겸손한 모습은 행복한 사모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소유하신 분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사모사역을 시작하던 그 당시 사모님으로부터 받은 인상과 충격은 곧 한국으로 돌아가서 사모들을 섬기는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모는 역시 행복할 수 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린 후 사모들을 위한 교육원을 시작하였습니다. 국제적으로 공통적인 사모들의 문제는 역시 남편의 이성문제 및 외로움이었습니다. 전화상담 속에서도 남편의 이성문제로 고민하는 사모들의 울음소리에 잠못 이루는 밤이 여러 날이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그 당시 생명의전화만이 있을 때 사모들은 할 수 없이 그 전화에만 의존하다가 마침내 사모들을 위한 전화로 몰려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모들의 울음소리에 견딜 수 없어 고민하다가 얻은 결론은 상담은 치료에 불과하다. 그러나 교육은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 사모들을 위한 상담교육원을 개설하였습니다.

신학교에서 다뤄줄 수 없는 논제들은 사모가 되기 위해 예비지식조차 알지 못한 채 사모가 된 여성들에게 큰 도전과 힘이 되었습니다. 사모들이 준비해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에 대한 올바른 지식입니다. 미리 준비된 사람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은 각자에게 원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사명에 대한 준비, 인격에 대한 훈련, 여기에 사모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이미 언급한 사모의 정체성과 사명 그리고 인격문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모를 사모되게 한 남편목사에 대한 지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 남편은 어떤 사람인가? 일반 부부들도 남편에 대하여 아내에 대하여 잘 아는 것 같아도 의외로 잘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남편 때문에 얻어진 사모이기에 그 남편에 대한 지식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가정사역의 대가이신 박수웅 장로님이 배우자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을 강조하기를 박사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연구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씀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평생 함께 있을 배우자에 대한 지식을 준비해야 합니다. 일반인들도 그렇다면 목회자부부는 더 많이 연구하고 조사해야 합니다. 잘못된 지식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지만 바른 지식의 정보는 사모들로 행복하게 하는 큰 힘이 됩니다. 남편에 대해서 날마다 연구하십시오. 관찰하고 질문하고 조사하고 그러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질문하십시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왜 목사가 되었는지, 그의 가정교육은 어떠한지, 성격과 기질은 어떠한지. 성장기 때 받은 상처나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조사한 후에는 그에 대한 사모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사모세미나를 다니다보면 남편들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모들도 의외로 남편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정보에 약합니다. 어떤 눈으로 관찰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살피는지 이 또한 중요한 관점입니다. “준비된 사모가 행복합니다.” ▲이메일:hwangsunwon@gmail.com www.godfam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