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품칼럼 (24)

성품칼럼 (24)

이영숙 박사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교육학박사)

하버드 의대 교수인 조지 베일런트는 행복한 삶에 이르는 7가지 비결을 우리에게 소개한 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일런트 교수가 제시하는 일곱 가지 삶의 비결 가운데 첫 번째가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 베일런트 교수가 열 살이었을 때 경험한 충격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베일런트 교수의 아버지도 하버드의 고고학자였습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에 나오는 유능한 고고학자를 기억하세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 고고학자의 모델로 삼은 사람이 바로 베일런트 교수의 아버지 조지 C. 베일런트 교수입니다. 하지만 그는 권총으로 자살했고 열 살 된 아들 조지 베일런트는 아마 이 때의 충격으로 고통스러워했을 것입니다.

베일런트 교수는 그러나 이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야말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며 인생의 갈등과 과오를 부정하지 말고 ‘승화’와 ‘유머’로 방어할 것을 권유합니다. 나머지 6가지 비결 곧 안정된 결혼, 알맞은 교육,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몸무게 등을 제시하며 삶의 오묘함을 경배한다고 말했습니다. “삶은 극적인 주파수를 발한다. 과학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엔 너무나 아름답다”고 고백했습니다.

성품학교의 프로그램 중에 “성품 내적치유”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성품이 모질어지고 다른 사람과 화목하지 못한 성품으로 발전하게 된 데는 살아오면서 겪는 여러 가지 충격과 고통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하여 이런 과거의 상처들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입니다. 오랫동안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 삶이란 참 오묘하면서도 의외로 간단한 하나의 비결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삶 속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아름답게 빛날 수도 있고 진창 속에 뒹구는 것 같은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성품이란 살아오면서 길들여진 나의 생각과 나의 감정과 나의 의지적인 결단 즉 나의 행동들의 조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성품이야말로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결정하는 우리 삶의 한 비밀입니다. 좋은 성품은 아무리 고통스런 삶 속에서도 우리를 빛나게 만드는 에너지 같습니다. 성품은 또 노련한 선장처럼 우리 삶을 비굴하지도 도도하지도 않게 이끌어감으로써 행복이라는 항구에 이르게 도와줍니다. 참으로 노련한 선장은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막기보다 바람을 이용하여 항해한다고 합니다. 좋은 성품이란 이처럼 우리 삶속에 불어오는 수많은 폭풍우를 파도타기 하듯 넘어섬으로써 우리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에릭 에릭

슨 교수가 제시한 인간성장단계의 마지막 발달과제를 주목하게 됩니다. 에릭슨 교수는 인간이 마지막으로 치러야 할 성장의 단계를 ‘고결한 성품’에 둡니다. 사회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잘해내면 고결한 성품에 이르고 사회적 통합에 실패하면 고립적인 성품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통합이란 우리가 살면서 겪는 아픔과 기쁨을 제대로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아픔도 나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감사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고결한 성품을 갖게 만드는 비결이란 것이지요.

감사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 인정하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삶의 고통까지 감사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성품 리더’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성품 리더야말로 행복한 삶을 누릴 자격이 있지요. 모든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행복한 인생을 누리게 되기를 소망하며 양육합니다. 자녀에게 행복한 인생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는 일찍부터 좋은 성품을 가르치고 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