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사형제도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

미국사회 사형제도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

[미국 국민 가운데 사형을 찬성하는 비율이 60%로 197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1608년부터 시작해 1966년까지 1만4천여 명의 사형수가 목숨을 잃었으며 이후 10년간 사형집행이 중지됐으나 대법원이 1976년 사형제를 부활시키면서 다시 매년 주별로 사형집행이 이뤄져왔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미국의 사형선고 및 집행건수는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59명이 사형돼 2003년보다 6명 감소했다.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사형 제도를 실시중인 주는 39개로 텍사스, 버지니아, 오클라호마 주가 1977년 이후 집행된 사형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텍사스 주는 35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범죄율이 감소되는데 가운데, 사형수로 형 확정을 받은 미결수들에 대한 좀더 과학적인 조사(DNA)로 무죄로 입증되는 사례가 증가해 사형제도 지지율이 감소되고 있다고 퓨포럼은 분석하고 있다(Lower support for death penalty tracks with falling crime rates, more exoneration).]

국제적으로, 사형제 폐지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인권 선진국으로 자처하는 미국에 사형제도가 존속돼온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범죄율과 서부 개척시대의 전통, 성경 속에 그려진 인과응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그 배경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살인범죄율이 높을수록 미국 국민의 사형제 지지도도 높아지는데, 최근 수년간 미국의 범죄율이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지난 10월 갤럽이 실시한 사형제 지지율도 64%로 94년 80%에서 크게 감소하며 지난 27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범죄율은 지난 1990년대 초반에서부터 중반에 절정을 이루었다. FBI에 따르면, 1991년이 최악으로 미국의 범죄율은 10만 명당 758.2%로, 1993년 12월 미국인들 중 25%는 범죄가 바로 미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요소라고 응답할 정도였다. 결국 1994년에는 80%의 미국인들이 사형 제도를 지지했는데, 사형 제도를 통해 범죄율을 막아야한다는 공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1960년대 중반에는 역사적으로 범죄율이 최저치를 나타내 사형제도에 대한 지지도 역시 47%였다. 그러나 1964년부터 1984년까지 미국의 범죄율은 거의 3배 정도나 증가하여, 1986년 미국인들 중 70%가 사형 제도를 지지했다.

그러다가 2012년에 들어와 범죄율이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특히 살인이 10만 명당 4.7%로 두드러지게 감소하게 되자, 곧바로 사형 제도에 대한 지지도가 동반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퓨포럼은 사형 지지율이 낮아진 이유에 대해 "사형수들의 무죄가 입증되면서 2000년경부터 일부 주에서 사형집행을 유예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DNA 분석이나 첨단 범죄과학 기술들의 발달이 결국에는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했던 사형수들의 무죄를 증명하게 된 것이다. 1989년 이후 1,339명의 혐의가 무죄로 밝혀졌는데 이중에는 106명의 사형수들도 포함된다. 사형수들의 혐의 무죄는 이러한 첨단 수사방식의 개선이외에도 무죄로 밝혀진 형사범들의 경우, 50% 이상이 잘못된 기소나 검사나 경찰의 부당한 권력 남용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2006년 이후 6개 주가 사형 제도를 전면 폐지했고 이 가운데 메릴랜드는 올해 폐지했다. 사형 지지 비율은 정당소속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여 공화당원은 지지율이 81%에 달하는 반면 민주당원은 47%이고 무소속은 60%로 나타났다. 민주당원은 1994년 사형 지지율이 75%에 달해 지지 감소폭이 가장 컸다. 따라서 사형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 논지는 무고한 사람이 잘못된 판결로 인해 희생될 가능성이 분명하게 맞다는 사실이 이번 설문 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1971년 이후 122명이 사형선고를 받은 뒤 풀려났으며 이미 사형이 집행된 경우 중 최소 3명이 후일 무죄 증거가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3천797명의 사형수가 공권력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4천272명의 사형집행이 이뤄진 96년에 이어 지난 25년간 두 번째로 많은 사형이 집행된 해로 기록됐다. 최근 부탄, 그리스, 사모아, 세네갈, 터키 등 5개국이 사형제를 폐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는 120개 국가에 달한다.

사형집행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지난해에만 최소 3천400명이 처형돼 전 세계 사형집행의 90%를 차지했으며, 이란이 159명, 베트남 64명, 미국 5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는 1999년이나 되는 사형수 98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해로 최고이며, 지난 10년 동안 평균 43명의 사형이 집행됐다(2014년에는 14명이 처형됐다). 미 대법원이 사형 제도를 1976년 다시 부활시키고 나서, 1,373명이 처형됐다. 그리고 지난 37년 동안 텍사스 주에서 512건, 버지니아와 오클라호마에서 110건 그리고 플로리다, 미조리, 알라바마에서 사형으로 사형수들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