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부모에 자녀 성정체성 알려라' 법안 발의
학교가 학생의 성(性)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법이 미국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21일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상원의원인 코니 버튼(공화)은 나흘 전 성 소수자 학생을 궁지로 몰 소지가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텍사스 주 상원은 내년 1월 10일 열리는 2017년 회기에서 이 법안을 심의한다. CBS 방송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 소수자를 향한 증오행위와 폭력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버튼 의원이 이런 법안을 발의한 점에 주목했다. 버튼 의원은 공화당 내 보수 강경 세력인 티파티의 지원으로 2014년 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보도를 보면, 버튼 의원은 지역구인 텍사스 주 포트워스 교육청의 성전환 학생 새 지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법안을 발의했다. 포트워스 교육청은 학생들이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에 학생 성 정체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내용을 새 지침에서 명시했다. 학생이 부모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리지 않고도 그에 맞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버튼 의원 측은 이 지침이 학부모의 자녀 정보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버튼 의원은 지난 5월 한 지역 일간지에 보낸 투고에서 "우리의 학교는 배움의 장(場)이지 가족의 사랑과 지원을 위한 대체물이 아니다"면서 교육청의 지침을 억제할 법안 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발의한 법에서 학생의 신체·정신·감성 상태를 담은 교육청의 모든 기록물을 학부모가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학교 관계자가 관련 기록물을 숨기거나 학생만 알 수 있도록 하면 처벌을 받는다. 결국, 학교가 학생 의사에 상관없이 그들의 성 정체성을 부모에게 알려줄 수도 있는 셈이다. 성 소수자 옹호 단체는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스티븐 루드먼 '텍사스 평등' 의장은 "아이들이 동성애자, 성전환자라고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때까지, 이들이 같은 이유로 부모에게 맞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버튼 의원이 발의한 법은 학생과 교육자 간의 보호받는 의사 소통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 민권운동'도 "이 법이 통과되면, 보수적인 주에 사는 성 소수자 젊은이들은 부모가 성 정체성을 용인하지 않는다면 학대받거나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비판이 빗발치자 버튼 의원 측은 법안의 취지를 오해했다면서 동성애 학생을 교정 치료(전환치료)로 내모는 것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작년 OECD회원국 테러사망 650% 폭증…주범은 IS
지난해 테러로 숨진 희생자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650%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보코하람이 해당 지역 내에서 진압된 반면, 해외에서는 더 많은 공격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국제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16일 발표한 ‘세계 테러리즘 지표(GTI)’를 인용해 지난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소속 34개 국가에서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전년보다 65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총 731명이 숨져 9·11로 2996명이 숨진 2001년을 제외하면 피해가 가장 큰 해였다. 특히 23개국에서 지난해는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은 해로 기록됐다. 또 21개국은 적어도 한 번 이상의 테러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테러가 빈번한 터키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로 타격을 입은 프랑스에서 많은 사람이 숨졌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테러 사망자는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테러로 숨진 인원은 2만9366명으로 전년보다 10% 줄어들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시리아에서 전체의 72%에 해당하는 사망자가 나왔다. 지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 274개의 테러리스트 집단이 있지만 IS, 보코하람,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테러로 인한 사망의 75%를 유발했다. 가장 치명적인 조직은 IS였다. 252개 도시를 공격해 614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표는 테러가 세계 경제에 끼친 손실을 896억달러로 추산했다. 경제적 타격이 제일 컸던 이라크의 경우 피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달했다.
BBC, 내년부터 한국어로 '대북 방송'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내년부터 한국어로 ‘대북 방송’을 시작한다. BBC는 16일 ‘BBC 월드 서비스(World Service)’에 내년 봄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언어로 방송을 송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방송은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전역에서 접할 수 있다. 단파·중파 라디오 방송은 물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 컨텐츠도 제공될 예정이다. 프란 언스워스 BBC 월드서비스 국장은 “전쟁과 혁명, 국제적인 변혁 과정에서 전 세계인들은 월드서비스를 통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뉴스를 접했다”며 “북한의 개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냉전 시대에 BBC의 라디오 시스템이 소련의 동구권 붕괴에 기여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어와 함께 인도의 구자라티어와 펀자브어, 에티오피아의 아판 오로모어와 암하라어, 나이지리아에서 쓰이는 이그보우어와 요루바어 등이 추가된다. 194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확장으로 BBC는 영어를 포함해 총 40개 언어로 방송을 내보내게 된다. BBC는 월드 서비스편성 100주년을 맞는 2022년까지 현재 시청·청취자의 2배를 웃도는 전 세계 5억 인구에 방송을 송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영국 정부로부터 2억8900만 파운드의 예산을 지원받은 상태다.
중국계 기독교도 자카르타 주지사, '신성모독' 논란 끝 법정행
인도네시아 이슬람 세력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의 신성모독 논란이 결국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16일 바수키 차햐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를 신성모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아리 도노 인도네시아 경찰청 형사수사국장은 "오랜 논의 끝에 공개재판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혹 주지사는 지난 9월 27일 자카르타 인근 플라우 스리부 리젠시(군·郡)에서 대중 연설을 하면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언급했다가 신성모독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그는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코란 5장 51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았다면 내게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슬람 강경파는 아혹 주지사가 코란 자체를 부정했다고 주장했고, 그가 "코란 5장 51절에 속지 말라"고 말한 것처럼 조작된 영상이 급격히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올해 3월 59%에 달했던 아혹 주지사의 지지율은 현재 25%까지 떨어졌다. 지난 4일 이슬람수호전선(FPI) 등 강경 이슬람 단체 주도로 자카르타 시내에서 열린 집회에는 10만 명이 넘는 무슬림이 모여 아혹 주지사에 대한 처벌을 주장했고, 이 중 일부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해 시위대 한 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FPI 등은 이달 25일 자카르타 시내에서 두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고 아혹 주지사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내년 2월 지방선거에서 아혹 주지사와 맞붙는 상대 후보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개혁 정치인으로 꼽히는 아혹 주지사는 2014년 중국계로는 처음으로 자카르타 주지사직에 오른 이후 과감한 개혁으로 인기를 끌었다.
"트럼프 시대에도 한미관계 발전해야"…맨해튼에 광고
제45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에게 전통적인 한·미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하는 광고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등장했다. 기업광고전문업체인 브리지엔터프라이시스의 대표이자 컬럼니스트인 한태격 씨는 18일 뉴욕 맨해튼의 47번가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네거리의 공중전화부스 광고판에 트럼프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광고를 올렸다. 타임스스퀘어와 가까운 이 광고판에는 4주 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광고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새로 올라온 광고는 트럼프의 사진과 함께 영어 및 한글로 된 당부의 글이 실렸다. 한 씨는 먼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밝힌 뒤 미국과 한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은 트럼프가 위대한 미국을 건설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표현도 담았다. 한 씨는 "한·미관계는 경제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면서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인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체제, 그리고 혈맹관계를 일깨우기 위해 광고를 했다"고 말했다.
“취임 첫날 TPP 폐기” 트럼프의 100일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메시지는 간단하고 분명했다. 예상대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트럼프호 항해를 시작하겠다고 공표했다. 미 CNN방송은 22일 트럼프가 취임 100일 내 우선 처리돼야 하는 과제 6가지를 2분38초짜리 영상에 담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표명한 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다. 트럼프는 “TPP가 우리나라에 잠재적 재앙”이라며 “취임 첫날 TPP 탈퇴를 선언하고 일자리와 산업을 되찾아줄 양자 무역협상을 대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TPP 탈퇴 계획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관련국들의 우려가 예상된다.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르헨티나 방문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없이는 TPP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트럼프의 뉴욕 자택을 찾아가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탈퇴를 막으려 애썼다. 자신의 핵심 성장정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셈이라 대내외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다. 무역 외에도 에너지산업 진흥과 이민문제, 규제완화, 안보, 공직기강을 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에너지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비자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례를 조사키로 했다.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테러를 방지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워싱턴 오물 빼기(Drain the swamp)’ 일환으로 행정부를 떠난 공직자의 로비스트 활동을 5년간 제한하겠다고 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와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는 이번 영상에선 빠졌다. 트럼프의 ‘희망 리스트’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전날 예산부족과 금리인상이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주요 정책은 감세와 인프라 투자, 군비 증강을 골자로 하고 있어 예산과 부채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초저금리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