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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연일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얼마나 더운 걸까? 상당히 두껍다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 그 이상이다. 몸속의 노폐물을 빼내기 위해 찜질방에도 돈 내고 가는데 공짜로 땀 빼면 좋지 않으랴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과 이것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폭염에 대한 경고 문자가 삑삑거린다. 거주지에 인접한 지자체에서도 같은 내용의 문자를 경쟁이라도 하듯 보내온다. 만의 하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렇게 경고했다는 것이 책임을 면할 수단이라도 되는가 보다 할 정도다. 하도 덥다는 말들이 난무하다 보니 정말로 더운 것, 그 이상의 뜨거운 맛이 떠오른다. 눅 16장에 소개된 말씀이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가 죽었는데 그들이 간 곳은 달랐다. 부잣집 대문 밖에서 음식찌꺼기로 연명하던 나사로는 죽어서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는데 생전에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하던 부자는 불 못과 같은 지옥에 떨어졌다. 그 뜨거움, 입안의 혀가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평온한 나사로의 손가락 끝에다 시원한 물 한 방울만 찍어서 자신의 입술에 적셔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러나 그 부탁은 여지없이 거부되고 만다. 타들어 가는 입술에 물 한 방울을 적셔준들 무슨 효과가 있겠냐만 그 순간의 모면마저 거부되는 것이 심판 이후의 엄중한 상태임을 확인하게 된다. 부자는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낙담하면서 아직 세상에 살고 있는 자기와 닮아 야박한 형제들에게 지옥의 그 처절함을 알려줄 것을 호소하지만 그것 역시 거부된다. 그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라는 것이었다. 지금 이상기온으로 발생하는 폭염과 불구덩이 지옥을 비교할 수 있을까? 불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견디려 하면 견디지 못할 폭염에 대한 경고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삑삑대는데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지옥에 대한 경고는 찾아보기가 어려울까? 이에 대한 첫 이유는 맡은 자들의 게으름일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산에 올라갔다가 불이 붙은 떨기나무의 그 이상함을 경험했다. 불은 활활 타고 있는데 떨기나무는 전혀 사그라지지 않는 이상함이었다. 뜨거운 곳, 견디기 어려운 곳으로 묘사되는 지옥에 떨어지면 그 죄의 경중에 따라 몸이 불탈지도 모른다. 몸에 불이 붙었으면 다 타고나면 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며 상식이다. 그런데 떨기나무처럼 불타는 몸의 그 뜨거움, 따가움, 고통은 이어지는데 타고 있는 몸은 재가 되지 않고 계속 타고 있는 그래서 고통과 괴로움은 아주 조금도 줄어들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이상 현상이 무서운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실감하지 못한다. 그저 감정적으로 아주 조금 이해하는 정도에 그친다. 성경에서 소개하는 지옥은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그 지옥의 참상이 실감되지 않기에 게으르거나 방심하는 것이 먼저 믿은 자들의 현실이다. 자신의 입에 들어간 것마저 되 뱉어 자식의 입속에 넣어주는 것이 부모의 헌신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찌하여서라도 사랑하는 자들이 지옥의 문지방을 넘는 것만은 막아야만 한다. 예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어주셨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닮아야 하는 성도라 불리는 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담보해서라도 사랑하는 이들의 지옥행은 막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어제 돌아가신 어머님의 추도예배에 일곱 형제들이 다 모였다. 그 중에 두 형제와 아직 확신이 부족해 보이는 한 형제도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작심을 하고 요 16:9의 말씀을 전했다. “죄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이전에는 혹여라도 믿지 않는 형제들이 상처를 받을까봐 극단적인 심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혹 형제들이 거부할 수 있더라도 부자가 지옥에서 겪어야 하는 그 지경은 막아야 하는 것이 맏이며 목사인 나의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기도했다. 사람의 말로 들으면 믿지 않는 형제들에게 전혀 실감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주 성령께서 그 지옥이 보여지도록 해달라고! 비가 오리라는 예보를 듣고 우산을 준비한 사람은 비가 쏟아지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 부자가 맛보고 있는 그 지옥의 예보를 믿는 자들은 어디서나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외쳐야만 한다. 그것이 지옥행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는 것이 주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사명이며 바람이시다.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도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는 것이 주님의 약속이시다. 살아 있는 동안 이 말을 하고 이 말을 듣는 것이 복이다. 폭염 주의보는 참고하면 되지만 지옥 경고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필수 중의 필수임을 세상이 알도록 하자. hanmackim@hanmail.net 08.1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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