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교회의 찬양팀에 속한 여집사입니다. 같이 찬양을 하던 다른 집사님과 아주 친하였는데 어떤 일로 서로 오해하고 갈등이 생겨 찬양팀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젠 사이가 벌어져 같은 교회에서 서로 부닥치지 않으려고 2부예배에서 1부예배로 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사우스베이에서 김집사가
A: 미국의 극작가인 테니스 윌리암스의 희곡인 “올훼”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레이디는 그 아버지가 양조장과 큰 과수원을 경영하여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거대한 주택에 많은 하인을 거느리고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던 어느 날 난폭한 불량배들의 습격을 받아 양조장과 집이 불타고 레이디의 아버지도 불에 타 죽게 됩니다. 홀로 남게 된 레이디는 다행이 제이브라는 청년을 만나 결혼하여 아주 행복하게 사랑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레이디는 자기 남편 제이브가 양조장과 과수원에 불을 지르고 자기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레이디는 자기 남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변하여 적개심과 복수심에 불타고 맙니다. 남편 제이브를 고통스럽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제이브가 불치의 병에 걸려 앓아눕게 됩니다. 매일 신음하며 고통하며 죽어가는 제이브를 보면서도 조금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마음속으로 증오하며 잔인하게 내버려둡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버지를 죽이고 가정을 파멸로 이끈 저 남자는 어떻게든 고통스럽게 죽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눈치챈 남편도 나중에 분노하여 결국 아내를 권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 버립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테네시 윌리암스는 이 작품을 통해 주는 교훈은 1) 사람의 삶에 남을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줍니다. 2)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는 용서가 없는 삶은 결국은 나도 망하고 남도 망하는 비극적인 종말 뿐이라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결국 집사님의 문제는 화해하고 용서하는 문제입니다. 내가 먼저 찾아가서 용서를 구하고 손을 내미십시요. 화해를 하십시오. 그러면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릴 수도 있습니다. 내 자존심을 꺾고 만남의 자리를 맞이하십시오. 혹 화해가 안되도 집사님은 화해를 위해 성경대로 최선을 다하신 것입니다. 왜 우리가 용서하지 못합니까? 첫째, 내가 하나님 앞에서 받은 이 어마어마한 용서의 가치와 의미를 망각하고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만 달란트 빚진 신하처럼 하나님께 더 큰 용서 더 큰 사랑 더 큰 자비를 더 큰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내가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이 언제나 내가 손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용서라는 것은 약자가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복수하는 것이 강자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의 복수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용서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싸움은 때려눕힌 자가 이깁니다. 그러나 크리스천의 싸움은 얻어맞은 자가 이깁니다. 자기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용서라는 약으로만 치료될 수 있습니다. 원수를 갚는 자는 원수와 별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원수를 선대하는 자는 원수보다 나은자입니다. 보스턴에서 목회하였던 콘라드 목사는 목회를 잘하셨는데 유독 한사람이 목사님을 매사에 비판하며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타주로 이사를 가게되었습니다. 나중에 편지가 왔는데 “목사님을 힘들게 했는데 죄송합니다.” 그러자 콘라드 목사는 곧 전보를 쳤습니다. 3F로 Forgive, forgetting, forever (용서, 잊어버림, 영원히). 내가 먼저 용서하고 화해하는 자가 승리자입니다.
12.0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