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인에도 문 활짝… 도심 교회 갤러리서 힐링을 선물 받으세요

교회와 사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일은 한국교회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지향점이다. 그중 신앙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문화 예술 공간은 일상에서 정서적 환대를 느끼게 해주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도심 속 교회가 마련해 놓은 갤러리에서 오감과 함께 마음마저 따뜻해지는 작품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 종로구의 북촌과 삼청동 골목은 한옥마을 특유의 고즈넉함과 젊은 세대가 찾는 힙플레이스가 어우러지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안국역 1번 출구를 뒤로하고 윤보선길로 걷다 보면 소허당(笑虛堂)이란 이름의 ‘ㄱ’자형 한옥이 눈에 띈다. 겉보기엔 잘 보존된 한옥 가정집 같지만 이곳은 안동교회(황영태 목사)가 운영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성령의 은총을 힘입고 허심의 마음에서 즐거운 웃음을 맞이하는 집’이라는 뜻에 걸맞게 이곳엔 연중 온기 가득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대청마루를 맨발로 거닐며 창호 앞에 걸린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 시내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광화문에는 2019년 세계적 건축상인 ‘아키텍처 마스터 프라이즈(AMP)’을 수상하며 ‘한국의 노트르담’으로 평가받은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가 세워져 있다. 교회는 도심의 빌딩 숲속에서 유려한 곡면 외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구에 마련된 광장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오방색의 육면체 오브제 31점이 ‘Prelude_감정의 폭포’라는 이름의 공공미술로 펼쳐져 있어 시각적인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 사계절 어느 때나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작품에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의자가 돼준다.

교회 1층에 자리 잡은 새문안갤러리에선 교회 절기나 행사에 따라 기획전과 대관전이 4주 간격으로 진행된다. 송은주 미술선교팀장은 “특히 주말에 비기독교인 방문객들이 많은데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교회의 공간과 따뜻한 메시지를 경험할 기회의 장이 돼준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역(2호선)에서 지하 통로로 연결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는 다양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사랑아트갤러리가 있다. 갤러리에서는 연중 개인전, 기념전, 미술인선교회의 정기전이 개최된다. 특히 갤러리로 향하는 복도와 엘리베이터 외벽 등 교회 내 다양한 공간을 창의적인 작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문화예술사역부 안기순 아트디렉터는 “문화를 매개로 경계의 벽을 허물고 비기독교인들에게 ‘친근하고 알고 싶은 기독교’를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낀다”고 전했다.

02.1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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