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계와 원심적 선교”...

급변하는 정세, 새로운 통일선교 전략은

대북관계가 냉각되고 북한군 파병이 이뤄지는 등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통일선교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외 교회와의 협력을 통한 ‘원심적 선교’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29일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한통협)는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한국교회 통일선교포럼을 개최했다. 여기에 주발제자로 나선 하충엽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교수는 기존 전략으로는 더이상 통일선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과거엔 한국교회가 독자적으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방북했던 것이 일반적 방식이었다. 이는 신냉전 강화와 북한의 적대적 태도로 더이상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독교가 활성화 된 해외 국가의 교회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가 주목한 것은 브라질 교회였다. 그는 “기독인구가 많고 선교를 활발히 하는 브라질 등 해외 국가의 교회들과 긴밀히 협력해 통일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한국 교회와 브라질 교회가 만나 선교의 소명을 나누고 서로의 역할을 깨달으며 함께 협업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기독인구는 매년 증가해 현재 약 70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브라질 교회는 세계 선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교회의 해외 선교사 파송 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교수는 북-러 밀착이 북한선교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북한 사람이 러시아에 많이 유입될수록 러시아 기독인들과 밀착할 접촉점이 증가한다”면서 “자연스레 북한 사람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구심적 선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정베드로 통일목회개발원 전문위원은 한국교회의 지속가능한 통일선교 전략 수립을 통해 북한인권 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금껏 한국교회와 통일·북한선교단체는 북한의 자유권 개선만을 강조하거나 대북 인도적 지원만을 중시하는 편향적인 노력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통일 선교의 문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대북 인도적 사역 주체들의 연대를 통한 북한인권 개선의 장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 위원은 “북한인권 개선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돼 북한주민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믿을 권리를 실현하고 구원을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북한인권 사역과 한국교회 통일선교 사역의 연합이 중요하다”면서 “인권이 교회의 사역과 구별되거나 분리되는 영역이 아니라 서로 하나가 돼 함께 사역해야 할 가치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11.0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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